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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등 정신적 자유에 관한 결정 93헌가13등 영화법 제12조 등에 대한 위헌제청 등 별칭 : 영화검열 사건

D93k013.hwp 판례집 8-2권 212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공연윤리위원회에 의한 영화 사전심의제도를 규정한 구 영화법 제12조등이 헌법상의 검열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하여 위헌으로 결정한 사건이다.
구 영화법[1995. 12. 30. 법률 제5129호(영화진흥법)로 폐지된 것] 제12조 제1항과 제2항, 제13조 제1항 및 제32조 제5호는 영화상영 전에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도록 하고 이에 위반하는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선언하여 표현의 자유를 일반적으로 보장하고 있고, 동조 제2항에서는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과 집회·결사에 대한 허가는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하여 검열금지의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검열금지의 원칙이 이처럼 헌법에 명시된 것은 제2공화국 헌법 제28조 제2항 단서에서 처음이었고, 제3공화국 헌법에서는 검열금지의 원칙을 선언하면서도 영화나 연예에 대한 검열은 예외적으로 허용하였다. 그리고 제4, 5공화국 헌법에서는 검열금지의 원칙을 별도로 명시하지 않았으며 현행 헌법에서 위 조항과 같이 예외없이 검열금지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검열금지의 원칙은 헌법규정의 명시 유무를 불문하고 민주헌법에서의 언론자유의 본질적 내용을 이루고 있다 할 것이다. 그러함에도 우리 사회는 언론자유의 헌법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여러 법률에서 각종의 표현매체에 대한 검열을 허용하여 왔으며 이러한 사정은 현행 헌법이 시행된 1988년 이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이 결정은 93헌가13 사건과 91헌바10 사건을 병합한 것이었다. 93헌가13 사건은 제청신청인이 1992년 해직교사 문제를 다룬 영화 '닫힌 교문을 열며'를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 없이 상영하여 서울형사지방법원에 구 영화법 제12조 위반으로 기소되자 동 법률조항이 헌법 제21조 제2항에 위반된다고 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고 동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이고, 91헌바10 사건은 청구인이 1989년 5·18 광주항쟁을 다룬 '오 꿈의 나라'라는 단편영화를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 상영하여 같은 법원에서 구 영화법 위반으로 100만원의 벌금을 선고받고 항소하면서 동법원에 위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 사건이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영화의 헌법적인 보장과 검열금지의 원칙을 언급한 다음 공연윤리위원회에 의한 영화의 사전심의를 규정한 구 영화법 제12조 제1항, 제2항 및 제13조 제1항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하였다.
영화는 의사표현의 한 수단이므로 영화의 제작 및 상영은 다른 의사표현수단과 마찬가지로 언론·출판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1조 제1항에 의하여 보장을 받음은 물론, 학문적 연구결과를 발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하고 예술표현의 수단이 되기도 하므로 그 제작 및 상영은 학문·예술의 자유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제22조 제1항에 의하여도 보장을 받는다.
헌법 제21조 제2항이 금하는 검열은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사상이나 의견 등이 발표되기 이전에 예방적 조치로서 그 내용을 심사·선별하여 발표를 사전에 억제하는, 즉 허가받지 아니한 것의 발표를 금지하는 제도를 뜻한다. 이러한 검열제가 허용될 경우에는 국민의 예술활동의 독창성과 창의성을 침해하여 정신생활에 미치는 위험이 클 뿐만 아니라 행정기관이 집권자에게 불리한 내용의 표현을 사전에 억제함으로써 이른바 관제의견이나 지배자에게 무해한 여론만이 허용되는 결과를 초래할 염려가 있기 때문에 헌법이 직접 그 금지를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헌법 제21조 제2항이 언론·출판에 대한 검열금지를 규정한 것은 비록 헌법 제37조 제2항이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할지라도 언론·출판의 자유에 대하여는 검열을 수단으로 한 제한만은 법률로써도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을 밝힌 것이다. 헌법상 금지되는 검열은 의사표현의 발표여부가 오로지 행정권의 허가에 달려있는 사전심사만을 뜻하며 그 요건으로 일반적으로 허가를 받기 위한 표현물의 제출의무, 행정권이 주체가 된 사전심사절차, 허가를 받지 아니한 의사표현의 금지 및 심사절차를 관철할 수 있는 강제수단 등이 존재하여야 한다.
구 영화법상 영화상영 전에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아야 할 의무를 부과하고 있는 점(제12조 제1항), 공연윤리위원회 위원은 문화체육부장관에 의하여 위촉되며(제25조의3 제3항) 위원장은 심의결과를 장관에게 보고하여야 하고 국가예산으로 공연윤리위원회의 운영을 보조할 수 있도록 하고 있어(제25조의3 제6항) 공연윤리위원회는 실질적인 행정기관에 해당하는 점, 사전심의를 거치지 않은 모든 영화의 상영을 금지하고 있는 점(제12조 제2항), 그리고 이에 위반한 경우 징역 또는 벌금에 처하도록 한 점(제32조 제5호) 등은 모두 헌법상 금지되는 검열요건을 충족시키므로 위 법률조항은 위헌이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이 선고되고 나서 약 한 달 후인 1996년 10월 31일 헌법재판소는 사실상 동일한 헌법적 쟁점을 가지고 있었던 음반사전심의에 대한 위헌제청사건(94헌가6)에서도 위헌결정을 선고하였다. 이 사건은 가수인 위헌제청신청인이 공연윤리위원회의 사전심의를 받지 않고 음반을 제작·배포한 혐의로 서울지방법원에 기소되어 재판 계속중 음반에 대한 사전심의를 규정한 음반및비디오물에관한법률(1995. 12. 6. 법률 제5016호로 전문개정되기 전의 것)을 헌법위반이라고 주장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고 동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제청한 사건이었는데 헌법재판소는 앞의 영화사전심의에 대한 위헌결정과 동일한 이유로 전원 일치의 위헌결정을 내렸다.
이 두 결정이 내려지자 사회여론은 찬반양론으로 양분되었다. 영화인들을 비롯한 문화계 종사자들은 대체로 이 결정에 대해 예술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를 대폭 신장시킨 획기적인 결정이라고 크게 환영하였던 반면, 일부에서는 이 결정으로 음란과 폭력물을 제재할 수단이 없어져 음란의 자유를 허용한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하였다. 특히 영화나 음반의 음란표현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취지가 무엇이냐 하는 것에 논란이 집중되었다. 즉 앞으로 공연윤리위원회가 행정기관으로서의 성격을 탈색시키지 않는 한 음란영화물에 대한 등급판정은 하되 부분 삭제 또는 심의필 거부를 하지 못하게 될 것이고 따라서 음란영화물의 상영으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해서 전용관을 설치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등 위헌결정의 취지를 놓고 사회적 논의가 활발하였다.
이러한 논란은 결정이 선고된 1996년 말 국회 문화체육공보위원회에서의 영화진흥법 개정시에 여야간의 의견대립으로 이어져 완전등급제를 실시하여 '제한상영가' 등급 판정을 받은 영화를 위한 성인전용관을 설치하자는 야당측 주장과 등급 외 판정을 받은 영화의 상영을 보류시키자는 여당측 주장이 맞서 의견을 좁히지 못하다가 결과적으로는 여당의 의견이 대폭 반영된 개정 영화진흥법이 1997년 4월 1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같은 해 10월 10일부터 시행되었다.
개정 영화진흥법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먼저 사전심의제도를 상영등급부여제도로 바꾸어 4종류의 등급, 즉 모든 관람객이 관람할 수 있는 등급, 12세 미만인 자는 관람할 수 없는 등급, 15세 미만인 자는 관람할 수 없는 등급, 그리고 18세 미만인 자는 관람할 수 없는 등급만을 인정하고 일정한 경우에는 6월 이내의 기간 동안 상영등급의 부여를 보류할 수 있도록 하면서(제12조 제5항), 이전의 '공연윤리위원회'는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로 명칭을 변경하여 이 기구로 하여금 상영등급을 부여하도록 하였다(제12조). 또한 상영등급 부여제도의 실효성 확보를 위한 방안으로 상영등급을 부여받지 아니한 영화, 허위로 상영등급을 부여받은 영화, 상영등급을 변조 또는 위반하여 상영하는 영화에 대하여 문화체육부장관이 상영을 금지하거나 정지시킬 수 있도록 하고(제18조), 이를 위반하는 자에 대하여는 영업의 정지(제18조의2) 또는 1억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할 수 있도록 하되(제35조 제1항 제8호) 상영등급의 판정이나 상영등급 부여의 보류결정에 대하여 결정일로부터 60일 이내에 한국공연예술진흥협의회에 이의를 신청하는 절차를 두었다(제13조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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