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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 노동 등 사회관계에 관한 결정 96헌바14 구 상속세법 제29조의2 제1항 제1호 중 이혼한 자의 별칭 : 이혼분할재산 증여세 사건

d96b014.hwp 판례집 9-2권 454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이혼시 재산분할에 의해 이전되는 부분에 증여세를 부과한 구 상속세법의 규정에 대하여 조세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하여 위헌결정을 한 사건이다.
구 상속세법(1994. 12. 22. 법률 제4805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9조의 2 제1항 제1호는 타인의 증여에 의하여 재산을 취득한 자로서 증여받을 당시 국내에 주소를 둔 자는 증여세를 납부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이혼한 자의 일방이 민법 제839조의 2 또는 동법 제843조의 규정에 의하여 다른 일방으로부터 재산분할을 청구하여 일정금액을 초과하는 재산을 취득한 경우에도 타인의 증여에 의하여 재산을 취득한 것으로 보아 증여세를 납부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청구인은 남편과 협의이혼하면서 남편의 명의이던 일부 부동산에 대하여 재산분할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 이전등기를 함과 동시에 자신의 명의로 있던 부동산을 남편 앞으로 이전등기하였고, 이에 대하여 관할 세무서장은 증여세부과처분을 하였다. 청구인은 부산고등법원에 증여세부과처분 취소의 소를 제기하면서 위 증여세부과처분의 근거가 되는 상속세법 제29조의2 제1항 제1호 중 이혼한 자의 재산분할에 대한 증여세 규정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동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헌법재판소에 위 법률규정에 대하여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이혼시의 재산분할의 본질을 언급하면서 이혼할 때 배우자로부터 분할받은 재산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하도록 한 구 상속세법 제29조의2 제1항 제1호의 일부내용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이혼시의 재산분할의 본질은 실질적인 부부공동재산의 청산에 있으므로 재산분할에 의하여 분할되는 재산은 사실상 재산취득자의 소유에 지나지 아니하고 재산분할에 의한 자산이전은 공유물의 분할 내지 잠재화되어 있던 지분권의 현재화에 지나지 않으며, 이혼시 배우자가 가진 재산분할청구권은 재산을 무상으로 취득하는 증여와는 하등의 관련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부양의무이행의 성격을 지니는 것이므로 증여세의 부과대상이 된다고 할 수 없다. 또한 민법상 부양의무자 상호간의 치료비·생활비 또는 교육비로서 통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금품은 과세가액에 산입되지 아니하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재산분할청구권에 대해서 증여세가 부과될 근거는 없다.
조세정책과 관련하여 보더라도 이혼에 의하여 재산을 분할하는 것이 조세포탈의 방법으로 이용되는 경우에 조세 정책적인 필요에 의해 증여로 간주할 수 있으나 상속세를 면하기 위하여 이혼을 한다는 것은 일반적으로 그리 흔한 일이라 생각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도 이혼으로 인한 재산분할은 증여와는 그 본질을 달리 하는 것으로서 사회경제적 효과도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하지 않을 수 없으며 달리 증여와 동일하게 취급할 조세정책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할 것이다. 따라서 위 법률조항은 그 내용이 현저히 불합리하고 자의적이며 재산권보장의 헌법적 이념에 부합하지 아니하므로 실질적 조세법률주의에 위배된다.
또한 과세상의 형평에 대하여 보더라도 이혼과 배우자의 사망은 그 재산관계와 신분관계면에서 차이점이 있어 이혼시의 재산분할은 배우자의 사망으로 인한 상속의 경우와는 달리 보아야 할 것임에도 위 법률조항과 같이 증여세를 부과함은 같은 것은 같게, 다른 것은 다르게 라는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합리적인 이유없이 차별하는 것으로 조세평등주의에도 위배된다.
이에 대하여 이영모 재판관은 다음과 같은 내용의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오늘날의 조세제도에서는 어느 정도의 누진세율이 가장 적정한 분배상태가 되는지, 그리고 재분배를 어떻게 하는 것이 적정한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당시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윤리적인 배경을 고려하여 결정되는 조세원칙 내지 조세정책의 문제인데, 재산분할은 실질적인 부부공유재산을 청산하기 위한 것이 원칙이나 증여세의 과세대상이 아닌 이혼으로 인한 위자료를 포함하는 경우 등도 있을 수 있는바, 부부공유재산의 형성이나 유지에 관한 배우자 기여의 형태 등을 볼 때 이혼시의 청산에 따른 분할비율을 객관적으로 산출할 수 있는 기준을 법률로써 정하기가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입법자는 이혼시 취득하는 재산에 대한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높여 분할재산이 극히 많은 일부계층의 국민에게만 제한적으로 과세가 되게 하고 있으며, 위 법률규정은 인적공제액의 한도내에서는 과세상의 문제없이 재산분할을 할 수 있고 이 한도를 초과하는 부분은 공유재산의 형성에 기여한 사실을 특별사정으로 보고 납세의무자측의 주장 입증에 의하여 배우자 인적공제액을 초과한 부분에 대한 증여세의 감면을 받을 수 있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위 법률규정은 입법의 목적과 수단에서 정당성·합리성을 갖추고 있는 입법자의 광범한 재량의 범위내에 있는 것이다.
다. 사후경과
이혼시의 재산분할청구권제도는 종전에 입법론으로 주장되어 오다가 1989년 민법의 일부개정시 민법 제839조의2에 규정된 것으로서 특히 이혼한 처를 보호하기 위한 제도이다. 헌법재판소의 위 사건 결정은 이혼한 후 특별한 직장이 없는 여성들의 경제적 안정에 많은 도움을 주었다는데 그 의의가 있고 여성계는 이를 크게 환영하였다.
그럼에도 1996년 12월 30일 전면개정된 현행 상속세및증여세법(법률 제5193호)이 구법 제29조의2 제1항 제1호와 거의 동일한 내용을 제31조 제2항에 그대로 담고 있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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