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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헌가5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제3조 등 위헌제청
별칭 : 기부금품모집금지 사건
종국일자 : 1998. 5. 28. /종국결과 : 위헌
d96k005.hwp
판례집 10-1권 541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기부금품 모집행위의 허가여부를 행정청의 재량에 위임하고, 모집목적의 제한을 통하여 모집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제3조 등이 행복추구권을 침해하여 위헌이라고 결정한 사건이다.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1995. 12. 30. 법률 제5126호(기부금품모집규제법)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는 원칙적으로 누구든지 기부금품을 모집할 수 없도록 하면서, 동조 각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 한하여 기부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이를 허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동법 제11조는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기부금품을 모집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2백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었다.
제청신청인은 노동쟁의조정법위반 등 사건으로 서울지방법원에 공소제기되었는데 그 공소사실 중의 하나가 제청신청인이 서울특별시장의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기부금품을 모집하여 동법 제3조 및 제11조를 위반하였다는 것이었다. 이에 제청신청인은 동법 제3조 및 제11조 중 제3조 부분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였고 서울지방법원은 이를 받아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제3조에 의하여 제한되는 기본권이 행복추구권이라고 하면서 동법 제3조 및 제11조 중 제3조에 관한 부분이 국민의 행복추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하는 것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하였다.
헌법 제10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행복추구권은 그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일반적인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유로운 발현권을 포함하기 때문에, 기부금품의 모집행위는 행복추구권에 의하여 보호되고 따라서 구 기부금품모집금지법 제3조에 의하여 제한되는 기본권은 행복추구권이다.
허가는 특별히 권리를 설정하여 주는 것이 아니라 공익목적에 의하여 제한된 기본권적 자유를 다시 회복시켜 주는 행정행위로서 위 법률의 허가가 기본권의 본질과 부합하려면 그 허가절차는 기본권에 의하여 보장된 자유를 행사할 권리 그 자체를 제거해서는 아니되고 허가절차에 규정된 법률요건을 충족시킨 경우에는 기본권의 주체에게 기본권행사의 형식적 제한을 다시 해제할 것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부여하여야 한다. 그런데 위 법률은 제3조에 규정된 경우가 존재하는 때에만 행정청이 허가를 하도록 규정하는 한편, 어떠한 경우에 행정청이 허가를 할 의무가 있는가 하는 구체적인 허가요건을 규정하지 아니하고 허가여부를 오로지 행정청의 자유로운 재량행사에 맡기고 있어 위 법률 제3조에 규정된 요건을 충족시킨 경우에는 국민에게 허가를 청구할 법적 권리를 부여하지 아니함으로써 국민의 기본권(행복추구권)을 침해하고 있다.
또한 기본권을 제한하는 규정은 기본권행사의 '방법'에 관한 규정과 기본권행사의 '여부'에 관한 규정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침해의 최소성의 관점에서 입법자는 그가 의도하는 공익을 달성하기 위하여 우선 기본권을 보다 적게 제한하는 단계인 기본권행사의 방법에 관한 규제로써 공익을 실현할 수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이러한 방법으로는 공익달성이 어렵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비로소 그 다음 단계인 기본권행사의 여부에 관한 규제를 선택해야 한다. 그런데 위 법률 제3조에서 허가의 조건으로서 기부금품의 모집목적을 제한하는 것은 기본권행사의 방법이 아니라 여부에 관한 규제에 해당한다. 그러나 위 법률이 의도하는 목적인 국민의 재산권보장과 생활안정은 모집목적의 제한보다도 기본권을 적게 침해하는 모집행위의 절차 및 그 방법과 사용목적에 따른 통제를 통해서도 충분히 달성될 수 있다 할 것이므로 모집목적의 제한을 통하여 모집행위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 법률 제3조 및 그 위반에 대한 형벌조항인 법 제11조 중 제3조에 관한 부분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에 필요한 수단의 범위를 훨씬 넘어 국민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은 1951년 이 법의 제정당시와 비교할 때 국민의 생활수준이 현저하게 향상되었고 국민의 의식 또한 크게 성숙하여 우리 국민이 스스로 선택한 인생관·사회관을 바탕으로 사회공동체안에서 각자의 생활을 자신의 책임하에서 스스로 결정하고 형성하는 성숙한 민주시민으로 발전한 오늘날의 실정에 비추어 모집목적의 제한을 통한 모집행위의 원칙적인 금지를 배제함으로써 국민이 기부행위를 통하여 사회형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아실현의 기회를 증진시켰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단체의 결성이나 단체의 유지 및 활동에 있어서 모금행위를 통한 재정확보가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이 결정은 간접적으로는 결사의 자유의 실질적 보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될 수 있다.
그런데 이 결정이 선고되기 전 국회는 1995년 12월 30일 법률 제5126호로 이 법을 전면개정하여 그 명칭을 '기부금품모집규제법'으로 바꾸면서, 제1조(목적)에서 구법과는 법의 목적을 달리함을 밝히고, 제6조 이하에서 모집절차의 통제 등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으면서도 개정법률 제4조 제2항은 다시 모집목적을 4가지로 제한하고 있어 위헌논란의 소지가 내재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