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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96헌가4등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단서 제2호 위헌제청 별칭 : 자동차운행자무과실책임 사건

판례집 10-1, 522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승객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있어서 자동차의 운행자로 하여금 그 과실 유무를 묻지 않고 무상·호의동승자를 포함한 모든 승객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의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건이다.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1984. 12. 31. 법률 제3774호로 전문개정된 것) 제3조 단서 제2호는 자기를 위하여 자동차를 운행하는 자는 그 운행으로 말미암아 승객을 사망하게 하거나 부상하게 한 때에는 그것이 그 승객의 고의 또는 자살행위로 말미암은 것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었다.
오늘날 필연적으로 사고의 위험이 수반되는 자동차가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운송수단으로 되었고 또한 자동차사고는 순간적으로 발생하여 그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려내기가 어렵다는 점에서 그동안 가해자의 책임 및 피해자의 보상문제를 어떻게 규율할 것인가를 둘러싸고 많은 논란이 있었으며 보험회사들과 상법학자들 사이에서는 승객에 대한 운행자의 무과실책임 규정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
이 결정은 96헌가4, 97헌가6·7 위헌제청사건과 95헌바58 위헌소원사건의 병합사건에 대한 것이다. 제청신청인들과 청구인은 승객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자동차사고에 있어서 자동차의 운행자이거나 운행자의 보험자들로서 자신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이 제기되자 그 소송계속중 법원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신청하여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거나 이를 기각하여 청구인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다음과 같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단서 제2호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자유시장경제질서와 관련하여 보면 자유시장 경제질서를 기본으로 하면서도 사회국가원리를 수용하고 있는 우리 헌법의 이념에 비추어 일반불법행위책임에 관하여는 과실책임의 원리를 기본원칙으로 하면서도 특수한 불법행위책임에 관하여 위험책임의 원리를 수용하는 것은 입법자의 재량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 제3조 단서 제2호가 자동차사고의 특수성에 비추어 승객이 사망하거나 부상한 경우에 위험책임의 원리에 기하여 운행자에게 무과실책임을 지운 것만으로 자유시장 경제질서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재산권 침해여부에 관련하여 보면 위 법률조항이 자동차의 운행을 지배하고 그 운행이익을 받으면서 승객의 동승에 적어도 추상적·간접적으로 동의하여 승객을 자동차의 직접적인 위험권 안에 받아들인 운행자로 하여금 그 과실 유무를 묻지 않고 무상·호의동승자를 포함한 모든 승객의 손해를 배상하도록 한 것은 운행자의 재산권의 본질적 내용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없고 사회국가원리를 수용한 헌법이념에 따라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의 합리적인 제한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운행자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규정이라고 할 수 없다.
평등의 원칙과 관련하여 보면 승객은 자동차에 동승함으로써 자동차의 위험과 일체화되어 승객이 아닌 자에 비하여 그 위험이 더 크다는 점에서 본질적인 차이가 있고 과실있는 운행자나 과실없는 운행자는 다 같이 위험원인 자동차를 지배한다는 점에서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없으므로 위 법률조항이 승객을 승객이 아닌 자와 차별하고 과실있는 운행자와 과실없는 운행자에게 다 같이 승객에 대한 무과실책임을 지게 한 데에는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 평등의 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은 종래의 과실책임주의를 수정하여 위험원을 지배하는 자로 하여금 그 위험이 현실화된 경우의 손해를 보상하게 한다는 위험책임의 원리를 도입한 법률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가 처음으로 판단하면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하였다는 점에서 커다란 의미가 있다. 현대산업사회에서는 고속교통수단, 광업 및 원자력산업 등의 위험원이 발달하고 산업재해 및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가 증가함에 따라 여러 나라에서 사회국가원리의 실현을 위하여 위험책임의 원리를 도입하고 있고 우리 나라의 경우에도 원자력손해배상법을 비롯한 여러 법률에서 위험책임의 원리를 수용하고 있는 실정이므로 이 결정은 앞으로 예상되는 위험책임의 원리를 둘러싼 위헌논란에서 시금석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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