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98헌가1
구 먹는물 관리법 제28조 제1항 위헌제청
별칭 : 수질개선부담금 사건
종국일자 : 1998. 12. 24. /종국결과 : 합헌
d98k001.hwp
판례집 10-2, 819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먹는샘물제조업자로부터 먹는샘물판매가액의 100분의 20의 범위안에서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징수할 수 있도록 한 구 먹는물관리법의 규정에 대하여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건이다.
구 먹는물관리법(1995. 1. 5. 법률 제4908호로 제정되고 1997. 8. 28. 법률 제539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8조 제1항은 환경처장관으로 하여금 공공의 지하수자원을 보호하고 먹는물의 수질개선에 기여하게 하기 위하여 먹는샘물의 제조업자 등으로부터 먹는샘물판매가액의 100분의 20의 범위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율에 따라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 징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었고, 이에 따라 동법시행령 제8조는 먹는샘물제조업자 등이 판매한 가격에 판매수량을 곱한 금액을 먹는샘물판매가액으로 하고서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율을 100분의 20으로 정하고 있었다.
먹는샘물제조업자들인 제청신청인들은 그들이 판매한 먹는샘물판매가액의 20%에 해당하는 수질개선부담금의 부과처분을 받고서 그 부과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서울고등법원에 제기한 후 그 부과처분의 근거법률인 위 법률 제28조 제1항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고, 같은 법원은 그 신청을 받아들여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구 먹는물관리법 제28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다.
헌법재판소는 먼저 다음과 같이 수질개선부담금의 성격을 밝히고 그 헌법적 한계를 설정하였다.
수질개선부담금은 특정한 행정과제의 수행을 위하여 그 과제와 특별하고 긴밀한 관계에 있는 특정집단에 대하여만 부과되는 조세외적 부담금으로서, 먹는샘물제조업자에게 재정적 부담을 지움으로써 지하수자원을 고갈시키고 침해하는 기업활동을 억제하도록 간접적으로 유도함과 아울러 먹는물, 특히 수돗물 수질개선이라는 환경정책 실현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므로 그 내용상 환경에 관한 부담금이고, 기능상으로는 정책목표 달성을 유도하고 조정하는 성격을 가진 부담금이다.
국가가 이러한 성격의 부담금을 원하는 대로 얼마든지 부과할 수 있다고 한다면 그로 인하여 국민의 경제적 자유나 재산권은 보호될 수 없는 것이므로, 수질개선부담금과 같은 부담금을 부과함에 있어서는 평등원칙이나 비례성원칙과 같은 기본권제한입법의 한계를 준수하여야 함은 물론 이러한 부담금의 부과를 통하여 수행하고자 하는 특정한 사회적 경제적 과제에 대하여 조세외적 부담을 지울만큼 특별하고 긴밀한 관계가 있는 특정집단으로 그 부과대상을 한정하여야 하고, 이와 같이 부과 징수된 부담금은 그 특정과제의 수행을 위하여 별도로 관리 지출되어야 하며 국가의 일반적 재정수입에 포함시켜 일반적 국가과제를 수행하는데 사용되어서는 아니된다.
다음으로 헌법재판소는 위 법률조항이 평등원칙, 비례성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먹는샘물은 수돗물과 마찬가지로 음용수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수돗물과 대체적·경쟁적 관계에 있어서 그 음용이 보편화되면 그만큼 국가가 추진하는 수돗물 수질개선정책이 위축되는 관계에 있는 점, 국민의 대다수가 수돗물을 음용수로 이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가의 수돗물정책이 포기되거나 제대로 실현되지 못한다면 수돗물을 이용하는 대다수 국민의 먹는물 비용부담이 증가되는 점 등의 여러 가지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주류 청량음료 제조업자 등 지하수를 사용하는 다른 경우와 달리 먹는샘물제조업자에 대해서만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더라도, 합리적 이유가 있다고 할 것이어서 평등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헌법 제35조 제1항, 제120조 제1항, 제2항에 근거하여 국가는 자연자원 보호와 환경보전을 위하여 강력한 규제 조정의 권한을 가지는데, 먹는샘물제조업자를 지하수 보전 및 수돗물 우선정책에 대한 특별한 위험을 야기하는 집단으로 보아 이들에 대하여 수질개선부담금을 부과하고, 이들로부터 징수한 부담금을 환경개선특별회계의 세입으로 하여 수돗물 수질개선과 같은 국가환경개선사업 등의 용도로 사용하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을 위한 적정한 방법으로 인정되며, 지하수는 유한한 공공재로서 후손에까지 물려줘야 할 최후의 수자원인데, 이를 소모해 가면서 이윤을 획득하는 먹는샘물제조업자에 대하여는 상당한 정도로 고율의 부담금을 부과하더라도 헌법상 용인된다 할 것이므로 먹는샘물제조업 자체를 허용하면서 단지 판매가액의 최고 20%의 한도에서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하였다 하여 현저히 자의적이거나 과도한 비율의 부담금을 책정한 것이라 볼 수 없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은 조세와 같은 전통적 공과금과 달리 특정한 행정과제의 수행을 위하여 그 과제에 대하여 특별하고 긴밀한 관계에 있는 특정집단에 대하여만 부과되는 각종의 부담금(이른바 "특별부담금"‚)이 점증하고 있는 현실에서, 한편으로 복잡다기한 행정과제를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그러한 성격의 부담금을 부과할 필요성이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국민의 경제적 자유나 재산권 보호의 관점에서 그러한 부담금 부과의 헌법적 한계를 설정하였다는 데 의의가 있다.
이 결정 이후인 1999. 1. 28. 헌법재판소는 교통안전공단법(1990. 8. 1. 법률 제4254호로 개정된 것) 제17조에 대한 위헌제청사건(97헌가8)에서, 교통안전기금을 위한 재원의 하나로 자동차운송사업자, 해상화물운송사업자, 항공운송사업자 등에게 부과되는 분담금이 교통안전사업의 재정충당을 위하여 특정사업자들에게만 부과되는 특별부담금이라고 그 성격을 밝힌 다음, 분담금의 분담방법 및 분담비율에 관한 사항을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하였다는 이유로 위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결정한 바 있고(헌재 1999. 1. 28. 97헌가8, 판례집 11-1, 1), 그 후로도 한국방송공사법 제35조 등에 대한 위헌소원사건(98헌바70)에서는 텔레비전방송을 수신하기 위하여 텔레비전수상기를 소지한 자에게 부과되는 텔레비전방송수신료가, 구 관광진흥법 제10조의4 제1항에 대한 위헌소원사건(97헌바84)에서는 카지노사업자가 관광진흥개발기금에 납부하여야 하는 납부금이, 각각 특별부담금에 해당한다고 그 성격을 밝혔다(헌재 1999. 5. 27. 98헌바70, 판례집 11-1, 633; 헌재 1999. 10. 21. 97헌바84, 판례집 11-2, 4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