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94헌바37 등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 제2조 제1호 나목 등 위헌소
별칭 : 택지소유상한제 사건
d94b037.hwp
판례집 11-1, 289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개인에 대하여는 택지소유의 상한을 정하고 법인에 대하여는 택지소유를 금지한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 전체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한 사건이다.
전통적으로 가족중심의 농업사회였던 우리나라의 국민은 토지소유에 대한 집착이 강하였고, 인구에 비하여 가용토지 면적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데서 오는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 급속한 산업화·도시화 현상과 이에 따른 도시인구 집중 등에 기인한 도시지역 토지가격의 지속적 상승현상으로 말미암아, 기업이나 개인을 막론하고 생산과 주거에 필요한 면적 이상의 토지를 보유하여 토지를 치부(致富)의 수단으로 삼으려는 경향이 있어 왔다. 이와 같은 상황 아래, 계속적인 지가의 상승, 토지투기의 악순환, 그에 따른 부(富)의 왜곡된 분배 등을 시정하고자, 1989년 소위 "토지공개념(土地公槪念)"에 대한 본격적인 논의가 진행되었고, 이 과정에서 토지초과이득세법과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 등 토지공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일련의 법제가 마련되었는데, 입법자는 국민 각자가 반드시 필요로 하는 택지를 적정한 한도 내에서만 소유할 수 있도록, 1989. 12. 30.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을 제정하였다. 그러나 최근의 사회적·경제적 상황의 변화로 인하여 위법은 시행한 지 채 10년도 못되어 1998. 9. 19. 폐지되었다.
이 사건 심판대상규정들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택지에 관하여 그 소유시기와 상관없이 개인은 가구별로 정한 소유상한을 초과하여 이를 소유할 수 없도록 하고, 법인에 대하여는 아예 택지의 소유를 금지하면서, 법 시행 이후 개인이 가구별 소유상한을 초과하는 택지를 취득하거나 법인이 택지를 취득하는 경우 및 법 시행 이전부터 개인이 가구별 소유상한을 초과하여 소유하거나 법인이 택지를 소유하는 경우, 그 택지에 대하여 일정 기간내에 처분 또는 이용·개발을 해야 할 의무가 부과된다. 이러한 처분 또는 이용·개발의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가구별 소유상한을 초과하는 개인의 택지와 법인이 소유하는 택지에 대하여 부담금이 부과되는데, 이로 인하여 택지의 처분 또는 이용·개발의무가 강제되는 것이다.
이 사건은 67개의 사건이 병합된 사건인데, 청구인들은 서울, 부산, 대전 등에 소유상한을 초과하여 택지를 소유하는 사람들로서 택지초과소유부담금 부과처분에 대하여 법원에 취소소송을 제기하고 위 소송계속중에 위헌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이 이를 기각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8인 재판관의 다수의견으로, 택지소유의 상한을 정하는 법 제7조 제1항, 법 시행 이전부터 이미 택지를 소유하고 있는 택지소유자에 대하여도 택지소유 상한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고 그에 따른 동일한 처분 또는 이용·개발의무를 부과하는 부칙 제2조, 그리고 부담금의 부과율을 정한 법 제24조 제1항을 위헌으로 판단하고, 위 조항들이 위헌으로 결정된다면 택지소유 상한제도 전체의 효력, 즉 법 전체의 효력이 상실되는 것과 마찬가지의 결과를 가져오므로,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 전체에 대하여 위헌결정을 하였다. 헌법재판소결정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이 개인에 대하여 가구별 택지소유의 상한(특별시 및 광역시 지역의 택지는 660㎡)을 정한 것의 위헌여부를 살펴 보면, 재산권은 개인이 각자의 인생관과 능력에 따라 자신의 생활을 형성하도록 믈질적·경제적 조건을 보장해 주는 기능을 하는 것으로서, 재산권의 보장은 자유실현의 물질적 바탕을 의미하고 특히 택지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 개인의 주거로서 그의 행복을 추구할 권리와 쾌적한 주거생활을 할 권리를 실현하는 장소로 사용되는 것이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소유상한을 지나치게 낮게 책정하는 것은 개인의 자유실현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는 것이다. 즉 법이 택지를 투기용으로 보유하는가 아니면 개인적 주거의 장소로서 사용하는가 하는 소유목적이나 택지의 기능에 따른 예외를 전혀 인정하지 아니한 채 일률적으로 660㎡로 소유상한을 제한함으로써, 어떠한 경우라도 이를 초과하는 택지를 소유할 수 없게 한 것은, 적정한 택지공급이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도한 제한으로서, 헌법상의 재산권을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법 시행 이전부터 택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도 일률적으로 택지소유상한제도를 적용하는 것이 위헌인가의 여부를 살펴보면, 법 시행 이전부터 이미 소유하고 있는 택지를 법의 적용대상으로 포함시킨 것은 토지투기와 지가상승을 억제하고 택지를 실수요자에게 공급하려는 입법목적을 실현하기 위하여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판단되지만, 택지가 소유자의 주거장소로서 그의 행복추구권 및 인간의 존엄성실현에 불가결하고 중대한 의미를 가지는 경우에는 단순히 부동산투기의 대상이 되는 경우와는 달리 평가되어야 하고, 신뢰보호의 기능을 수행하는 재산권보장에 의하여 보다 더 강한 보호를 필요로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개인이 택지를 소유하고 있는 경위와 그 목적에 따라 택지가 소유자 및 사회 전반에 대하여 가지는 의미가 다르므로, 입법자는 이러한 본질적인 차이를 고려하여 규율하여야 한다. 따라서 택지소유의 경위나 그 목적에 관계 없이 법 시행 이전부터 택지를 소유하고 있는 개인에 대하여 아무런 예외규정을 두지 않고서 일률적으로 소유상한을 적용하는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도를 넘는 과도한 침해이자 신뢰보호의 원칙 및 평등원칙에 위반된다.
법 시행 이전부터 택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을 법 시행 이후 택지를 취득한 사람과 동일하게 처분 또는 이용·개발의무를 부과한 것의 위헌여부를 살펴 보면, 법은 법 시행 이전부터 택지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도 택지소유의 경위나 그 목적 여하를 불문하고 법 시행 이후 택지를 취득한 경우와 마찬가지의 처분 또는 이용·개발의무기간을 부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처음부터 택지소유가 제한되는 내용을 알고 법의 목적에 부합되게 택지를 처분 또는 이용·개발할 목적으로 취득한 경우와 이러한 제한이 없는 상태에서 당시의 법적 상태를 신뢰하여 택지를 취득한 경우를 동일하게 취급하고 있다. 따라서 법이 처분이나 이용·개발의무기간을 정함에 있어서 개인의 주거용 택지를, 법 시행 이전에 투기 등의 목적으로 취득한 택지나 법 시행 이후에 취득한 택지와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명백하게 평등원칙에 반하며, 법이 정하고 있는 처분 또는 이용·개발의무기간이 법 시행 이후의 택지취득자의 상황에 맞춘 것임을 감안한다면 법 시행 이전부터 택지를 소유하고 있는 택지소유자에게도 일률적으로 마찬가지의 처분 또는 이용·개발의무기간을 부과하는 것은 유예기간이 상대적으로 지나치게 짧아 기존 택지소유자의 재산권을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택지의 처분 또는 이용·개발의무의 이행을 강제하기 위하여 기간의 제한없이 고율의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이 위헌인가의 여부를 살펴 보면, 택지소유 상한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처분 또는 이용·개발의무를 부과하고, 그 불이행시 부담금을 부과하는 것은 법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적정하고도 필요한 조치이나, 10년만 지나면 그 부과율이 100%에 달할 수 있도록 아무런 기한의 제한없이 연 4%에서 연 11%에 해당하는 부담금을 계속적으로 부과할 수 있도록 한 것은, 결국 짧은 기간 내에 토지재산권을 무상으로 몰수하는 효과를 가져오는 것이 되어, 재산권에 내재하는 사회적 제약에 의하여 허용되는 침해의 한계를 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이영모 재판관은 법이, 660㎡로 택지의 소유상한을 정한 것은 토지투기와 지가상승을 억제하고 하는 입법목적의 실현을 위한 합리적이고 불가피한 조치이며,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택지를 자신의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기존의 택지소유자를 택지소유상한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해야 할 이유가 없을 뿐 아니라, 소유상한을 초과하는 택지에 대해서는 2년간의 유예기간을 두는 한편 부담금의 부과율도 낮게 책정하고 있으므로, 평등원칙이나 재산권에 대한 위반이 아니라는 반대의견을 제시하였다.
다. 사후경과
택지소유상한에관한법률은 1989년 당시 극에 이른 부동산투기를 억제하기 위하여 제정된 토지공개념 입법의 하나로서, 제정당시부터 1998년 폐지될 때까지 끊임없는 위헌논란의 대상이 되었다. 한국경제가 IMF 구제금융체제라는 경제위기를 맞아 토지투기 및 지가상승의 위험성이 현저하게 감소함에 따라, 토지공개념을 실현하기 위한 3대 법제 중에서 위 법률과 토지초과이득세법이 폐지되었고 이로써 개발이익환수에관한법률만이 남게 되었다.
국가가 개인의 택지소유를 규제할 수는 있지만, 해당택지가 그 소유자 및 국민전반에 대하여 가지는 의미에 따라 재산권제한의 정도가 달라 질 수 있다는 관점에서 택지소유의 경위와 목적을 고려하여 택지소유를 제한해야 하며, 특히 법 시행 이전부터 택지를 소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재산권보장에 내재하는 신뢰보호의 기능에 의하여 더욱 강한 보호를 받는다는 것을 밝힌 것에 이 결정의 의미가 있다.
그러나 이 결정은 헌법소원이 제기된지 6년만에, 그리고 법이 이미 폐지된지 반년이 지나서야 내려졌고 그 동안 부담금을 내고 불복하지 않은 사람들은 더 이상 구제를 받을 수가 없기 때문에, "성실한 납세자만이 헌법재판소의 늑장결정으로 피해를 보게 되었다"는 비판이 제기되었다. 특히 일부에서는 부담금을 내고 불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헌법재판소의 위헌결정에 의하여 구제되지 못한다는 것에 대하여 형평의 문제를 제기하고, 당해사건의 당사자만이 아니라 이미 확정된 사건의 당사자들도 위헌결정에 의하여 구제받도록 위헌결정의 효력을 정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헌법재판소법 제75조 제7항에 대하여 헌법소원을 제기하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