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98헌바70
한국방송공사법 제35조 등 위헌소원
별칭 : 텔레비젼방송 수신료 사건
종국일자 : 1999. 5. 27. /종국결과 : 헌법불합치,합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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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집 11-1, 633면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국회의 결정이나 관여를 배제하고 한국방송공사(이사회)의 결정과 공보처의 승인만으로 텔레비전방송 수신료의 금액을 정하도록 한 한국방송공사법 제36조 제1항이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반되어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한 사건이다. 한국방송공사법 제36조 제1항은 '수신료의 금액은 이사회가 심의…결정하고, 공사가 공보처장관의 승인을 얻어 이를 부과…징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었다.
청구인은 수신료부과처분의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근거법률인 한국방송공사법 제35조 등이 헌법상의 조세법률주의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법원에 위헌심판제청을 신청하였으나 기각되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한국방송공사법 제36조 제1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하면서도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경우 발생하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
헌법은 법치주의를 그 기본원리의 하나로 하고 있으며, 법치주의는 법률유보를 그 핵심적 내용의 하나로 하고 있다. 그런데 오늘날 법률유보의 원칙은 단순히 국민의 자유나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는 행정작용에 대하여 법률에 근거를 두는 것(침해유보)만으로는 부족하고, 국가공동체와 그 구성원에게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 영역, 특히 국민의 기본권실현에 관련된 영역에 있어서는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가 스스로 그 본질적 사항에 대하여 결정할 것(의회유보)까지 요구한다.
텔레비전방송 수신료는 공영방송사업이라는 특정 공익사업의 경비를 조달하기 위하여 텔레비정 수상기를 소지한 특정 집단에 대해 부과하는 특별부담금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그 부과 징수는 국민의 재산권에 대한 제한을 가하는 행정작용이다. 그 중 수신료의 금액은 수신료 납부의무자의 범위와 함께 수신료 부과 징수에 있어서 본질적인 요소이고, 대다수 국민들의 이해관계에 직접 관련된다. 또 텔레비전방송은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의 실현에 있어 불가결의 요소이고 여론의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으로 정치적 사회적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중요한 영향을 미치며, 수신료는 한국방송공공사의 원칙적인 재원으로서 공사가 방송의 자유를 실현함에 있어서 본질적이고도 중요한 사항이라고 할 것이다.
따라서 수신료금액의 결정은 입법자인 국회가 스스로 행하여야 할 것이므로 이를 전적으로 공사 및 행정부에 위임한 위 법 제36조 제1항은 법률유보의 원칙에 위반된다. 그러나 이 경우 단순위헌결정을 함으로써 바로 그 효력을 상실시켜 수신료 수입이 끊어지게 한다면 공사의 방송사업은 당장 존폐의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고, 이는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파장을 미치게 됨은 물론 방송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도 심각한 훼손을 입게 될 것이다. 반면, 수신료를 부과 징수하는 것 자체에 위헌성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위 조항을 잠정적으로 적용한다고 하여 국민의 기본권이 크게 침해된다고는 할 수 없다.
위와 같은 이유로 위 법 제36조 제1항에 대해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 빠른 시일내에 헌법위반 상태를 제거하도록 하되 그 때까지는 이 조항의 효력이 지속되도록 하였다.
다. 사후경과
위 결정은 법률유보에 관하여 침해행정의 경우 법률의 근거를 요한다고 하는 침해유보설의 입장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국민의 기본권실현과 직접적으로 관련되는 분야에 있어서의 본질적인 사항에 대하여는 법률에 근거를 두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반드시 국회가 스스로 결정할 것을 요구하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위 결정 이후 국회는 방송법 종합유선방송법 유선방송관리법 및 한국방송공사법 등 방송관련 4개 법률을 통합하여 방송법(이른바 "통합 방송법". 2000. 1. 12. 법률 제6139호)을 제정하면서 그 제65조에서 '수신료의 금액은 이사회가 심의 의결한 후 방송위원회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얻어 확정되고, 공사가 이를 부과 징수한다'라고 규정하여 위 결정의 취지를 그대로 반영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