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97헌바26
도시계획법 제6조 위헌소원
별칭 : 도시계획시설지정 사건
종국일자 : 1999. 10. 21. /종국결과 : 헌법불합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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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집 11-2, 383
가. 사건의 배경
이 사건은 도시계획구역안에서의 형질변경이나 건축 등 행위를 제한하는 도시계획법 제4조에 대하여 이 규정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불합치결정을 한 사건이다.
도시계획법 제4조는 도시계획이 시행되는 구역내의 토지소유자들에게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는 원칙적으로 토지의 형질변경이나 건축 등을 금지하면서 이러한 재산권행사의 제한에 대하여 아무런 보상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청구인들은 성남시 소재 토지의 소유자들로서, 청구인들의 토지가 1982년 도시계획시설인 학교의 부지로 지정되고 나서도 10년 이상 사업시행이 되지 않자, 이로 인하여 재산적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하면서 서울지방법원에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고, 소송진행중에 도시계획법에 대하여 위헌제청신청을 하였으나 기각되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청구인들은 원래 도시계획법 제6조에 대하여 심판청구를 하였으나, 헌법재판소는 심판청구이유 등을 고려하여 직권으로 이 사건 심판의 대상을 도시계획법 제4조로 변경하였다).
1962년 제정된 도시계획법의 시행 이후 1997. 12. 31.까지 전국적으로 약 29억 ㎡의 면적에 대하여 약 23만개의 도시계획시설결정이 있었는데, 그 중 아직 계획이 집행되지 아니한 미집행 면적은 약 13억 ㎡에 달하였다. 미집행면적 중 결정이후 경과된 기간이 10년 미만인 면적은 약 5억 ㎡, 10년 이상 20년미만인 면적은 4억 ㎡, 20년 이상 30년 미만인 면적은 약 3억 ㎡, 30년 이상 면적은 약 1억 ㎡으로 파악되었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재판관 7인의 다수의견으로 도시계획법 제4조의 잠정적인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였다.
사인의 토지가 도로, 공원, 학교 등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다는 것은, 당해 토지가 매수될 ��까지 시설예정부지의 가치를 상승시키거나 계획된 사업의 시행을 어렵게 하는 변경을 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의 "변경금지의무"를 토지소유자에게 부과하는 것을 의미한다. 도시계획시설의 지정으로 인하여 당해토지의 사적 이용권이 배제되거나 또는 토지소유자가 토지를 종래 허용된 용도대로도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이로 인하여 현저한 재산적 손실이 발생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사회적 제약의 범위를 넘는 수용적 효과를 인정해야 하고, 따라서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이에 대한 보상을 해야 한다.
도시계획시설의 지정으로 인한 보상의 문제는, 도시계획사업이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의하여 이행되어야 할 필요적 과제이자 중요한 공익이라고 하는 관점과 한편으로는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하여 재산적 손실을 입는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함께 고려하여 양 법익이 조화와 균형의 상태를 이루도록 해결되어야 한다. 따라서 입법자는 도시계획사업을 가능하게 하면서도 국민의 재산권 또한 존중하여,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이 보상을 요하는 수용적 효과로 전환되는 시점, 즉 보상의무가 발생하는 시점을 확정하여 보상규정을 두어야 한다. 입법자는 토지재산권의 제한에 관한 전반적인 법체계, 외국의 입법례 등과 여러 가지 현실적인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참작하여 국민의 재산권과 도시계획사업을 통하여 달성하려는 공익 모두를 실현하기에 적정하다고 판단되는 기간을 정해야 하는데, 그러나 어떠한 경우라도 토지의 사적 이용권이 배제된 상태에서 토지소유자로 하여금 10년이상을 아무런 보상없이 수인하도록 하는 것은 공익실현의 관점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과도한 제한으로서 헌법상의 재산권보장에 위배된다.
따라서 도시계획시설결정으로 인하여 종래의 용도대로도 토지를 사용할 수 없거나 사적 이용권이 완전히 배제되는 경우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이 아무런 보상없이 이를 감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 한, 이러한 부담은 법이 실현하려는 중대한 공익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는 과도한 부담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이러한 점에 있어서 비례의 원칙에 위반되어 당해 토지소유자의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위헌적인 규정이다. 입법자가 이 사건 법률조항을 통하여 국민의 재산권을 비례의 원칙에 부합하게 합헌적으로 제한하기 위해서는, 가혹한 부담이 발생하는 경우에 한하여 이를 완화하는 보상규정을 두어야 하는데, 입법자는 이에 있어서 금전적 보상뿐이 아니라 도시계획시설결정의 해제, 토지매수청구권 또는 수용신청권 등와 같이 보상에 갈음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선택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이 사건의 경우, 헌법재판소가 위헌결정을 통하여 당장 법률의 효력을 소멸시킨다면, 도시계획이라는 중요한 국가행정의 이행이 수권규범의 결여로 말미암아 불가능하게 되기 때문에, 이 사건 법률조항을 입법개선시까지(2000. 12. 31) 잠정적으로 적용할 것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에 대하여 도시계획시설의 지정으로 인한 토지재산권의 제한은 그 자체에 내재된 사회적 제약에 불과한 것으로서 대지소유자가 입는 불이익보다 공공복리에 기여하는 이익이 더 크다고 판단되므로 기본권제한의 한계를 넘은 것이 아니라는 이영모 재판관의 반대의견과 불합치결정 대신 위헌결정을 해야 한다는 조승형 재판관의 반대의견이 있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으로 인하여 도로나 공원등 전국의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한 대대적인 재정비가 불가피하게 되었다. 지금까지는 지자체들이 예산이 확보되지 않더라도 우선 도시계획시설로 묶어놓고 언젠가 재원이 마련되면 사업을 하겠다는 식으로 국민의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었으나, 입법개선시한이 지나는 2002년부터는 지자체들은 10년 이상 미집행된 시설에 대해서는 보상을 하든지 시설지정을 해제해야 한다. 따라서 지자체는 앞으로는 공공사업을 효율적으로 수행하기 위하여 사전에 철저한 타당성 조사와 보상대책이 마련된 뒤 도시계획을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재정난으로 보상재원을 마련하기 어려운 지자체들이 보상방안으로서 토지를 매입하기 보다는 지정을 대폭 해제하는 방안을 선호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공공시설용지 확보등 도시의 계획적 개발에 차질이 있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되었다.
이 결정 이후, 입법자는 도시계획법을 전문개정하여 2000년부터 도시계획시설로 지정된지 10년이 지날 때까지 사업이 시행되지 않은 토지 중 지목이 대인 토지의 소유자에게는 대지의 매수를 청구할 수 있는 매수청구권을 부여하고(제40조), 지정 후 20년이 경과한 토지에 대해서는 도시계획결정이 자동으로 실효되도록(제41조) 규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