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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 노동 등 사회관계에 관한 결정 99헌마481 기소유예처분취소 별칭 : 교사의 체벌 사건

D99M481.hwp 판례집 12-1, 90면

가. 사건의 배경

과도한 대학입시경쟁으로 인하여 과외 등 입시 위주의 사교육의 비중이 점점 커감에 따라 근자에 이르러 공교육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경시되는 풍조가 만연하게 되었다. 또한 사회의 여러 부분에 걸쳐 기존의 억압적이고도 폐쇄적인 질서가 자유화 바람을 타고 하나씩 새로이 재편되어 가는 과정에서, 전통적으로 절대적인 가치로써 존중되어 오던 교사의 권위마저 심각하게 도전받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사회환경의 변화에 따라 과거에는 별다른 이의없이 받아들여져 오던 교사의 학생들에 대한 체벌권 행사의 타당성 여부가 사회적인 논쟁거리로 등장하게 되었고, 심지어는 그 문제가 법정으로 이어지는 일까지 일어나게 됨으로써 많은 교사들이 체벌권 행사를 사실상 포기하기에 이르렀다. 현재 각급 학교에서는 교사가 학생들을 사실상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교실이 무질서해지고, 청소년들의 폭력행위 등 각종 비행이 늘어나는 등 교육환경이 악화되고 있는 현상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사회 일각에서는 이와 같은 교육환경의 악화에는 학생들의 두발 및 복장의 자율화 등 기존의 학교질서를 재편하는 과정에서 교사의 학생에 대한 정당한 체벌까지도 범죄시하려는 성급한 개혁주의 사조에도 그 원인의 일단이 있다는 주장이 대두되고 있다.
이상과 같은 상황에서 발생한 이 사건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중학교 3학년이던 甲은 다른 학생으로부터 금품을 갈취하는 등 비행을 저지른 일로 인하여 학교로부터 일정기간 교내봉사활동을 하여야 한다는 내용의 징계처분을 받고 그 봉사활동의 구체적인 내용을 지시받기 위하여 교내복도에서 대기 중에 떠들고 소란을 피웠다. 이에 甲의 담임교사와 학생생활지도교사인 청구인들이 甲을 교장실로 데리고가 훈계하였다. 甲은 교장실에서 나오자마자 청구인들이 자신을 심하게 폭행하여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하면서 그 사실을 경찰에 신고하였다. 위 사건의 최종수사를 담당한 검사는 위 청구인들이 폭행사실을 부인함에도 불구하고, 甲과 함께 비행을 저지르고 학교로부터 정학의 징계처분을 받았던 학생 乙의 진술을 중요한 증거로 삼아 甲이 주장한 청구인들의 폭행사실을 그대로 인정하면서 다만, 청구인들이 초범이고 사안이 경미할 뿐 아니라 교육적 차원에서 체벌을 하는 과정에서 사건이 발생한 점을 참작하여 청구인들에 대하여 각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다.
청구인들은 검사의 위 각 기소유예처분이 청구인들의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재판절차진술권을 침해하는 자의적인 검찰권의 행사였다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검사가 충분한 수사를 하지 않고, 자의적인 증거판단을 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하였음을 확인하고 기소유예처분을 취소하였다.

수사기록에 의하면, 검사는 당시 현장을 목격한 다른 교사들이나 학생들의 진술을 들어보지 아니한 채, 유독 여러 가지 정황에 비추어 그 진술의 신빙성이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그 진술에 의하더라도 청구인들이 甲의 뺨을 몇 차례 때린 사실 이외에 다른 폭행사실을 직접 목격한 바가 없다는 乙의 진술만을 토대로 甲이 주장하는 청구인들의 폭행사실을 인정한 잘못이 있다.

또한 체벌이 교육적으로 효과가 있는지에 관하여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교육관계 법령상 교사가 학교장이 정하는 학칙에 따라 불가피한 경우 체벌을 가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지는 않다. 따라서 교사의 체벌은 그 방법 및 정도가 교사의 징계권행사의 허용한도를 넘어서지 않는 한 형법상 정당행위(법령에 의한 행위 또는 업무로 인한 행위 기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로서 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그런데 청구인들은 특히 학생들의 생활지도 및 교칙 등의 준수여부를 감독하여야 할 책임을 가진 업무를 담당하는 교사들로서, 甲이 심각한 비행을 저질러 징계처분의 일종인 교내봉사활동을 지시받고서도 다시 소란을 피우자 이를 제지하기 위하여 甲을 폭행하였다면 이는 甲을 훈계하고 선도하기 위한 교육의 목적으로 체벌을 가한 것으로 볼 여지도 있다. 그러므로 이러한 경우 검사로서는 체벌의 수단과 그 정도 및 피해자의 피해정도를 면밀하게 수사하여 만약 청구인들의 행위가 체벌로서 허용되는 범위 내의 것이라면 ƒ죄가안됨„ 처분을 하였어야 한다.
결국 검사가 청구인들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수사를 다하지 아니함으로써 청구인들의 평등권을 침해한 것이다.

다. 사후경과

이 결정은 교육상 불가피한 경우 교사의 체벌이 일정한 한계 내에서 허용될 수 있음을 인정하고 이와 관련한 수사 실무에 있어서도 교사의 체벌이 법령에 따른 정당한 행위인지를 밝혀 그 위법성 여부를 가릴 것을 요구한 데 그 의의가 있다. 그러나 이 결정은 단지 현행 교육관계법령의 해석상 체벌이 금지되지는 않았다는 것으로 헌법재판소가 체벌의 허용여부와 관련하여 헌법적 판단을 한 것은 아니라는 점은 지적해 둘 필요가 있다. 이 결정이 선고된 후 교원단체에서는 교권경시 풍조가 확산되는 상황에서 흔들리던 교권이 안정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환영하였으나, 학부모단체에서는 체벌기준을 자의적으로 적용해 감정적 체벌을 하지 않을까 염려된다는 논평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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