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96헌바95
법인세법 제59조의2 제1항 등 위헌소원
별칭 : 법인 특별부가세 사건
종국일자 : 2000. 1. 27. /종국결과 : 헌법불합치,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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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집 12-1, 16면
가. 사건의 배경
특별부가세는 법인이 토지·건물 등의 부동산을 처분하여 얻게된 양도소득에 대하여 과세되는데, 법인은 부동산 양도소득을 각 사업연도소득에 합산하여 법인세를 납부함과 아울러 그 양도소득에 대한 특별부가세도 별도로 납부하여야 한다. 법인에 대한 특별부가세 제도는 부동산의 양도에 따른 법인과 개인 사이의 과세균형을 맞추고(법인세의 세율은 개인에 대한 양도소득세의 세율보다 낮다) 법인에 의한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한 제도이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논란이 된 법인세법 조항은 특별부가세의 과세대상을 아무런 수식(修飾)없이 "대통령령이 정하는 부동산의 양도"로만 규정함으로써, 과세대상 부동산과 비과세대상 부동산을 정할 수 있는 권한을 전적으로 행정부에 위임하였다. 이에 따라 행정부는 대통령령으로써 "주택을 신축하여 판매하는 경우 그 주택과 주택에 부수하는 일정 면적 이하의 토지나 그 주택과 함께 신축된 일정 면적 이하의 상가(商街) 등 복리시설을 양도함으로써 발생하는 소득"에 대하여는 특별부가세의 비과세대상으로 규정하였다.
한편 청구인들은 임대용 주택들을 건설하면서 그 주택단지에 부수하는 상가 등 복리시설을 함께 신축하여 복리시설만을 타에 양도하였다. 그런데 과세관청은 임대용 주택의 건설을 촉진하기 위하여 제정된 임대주택법에 의하면 임대용 주택은 일정기간 그 판매가 제한되므로 청구인들의 경우는 위 시행령 규정상 "주택을 신축하여 판매하는 경우"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청구인들에 대하여 특별부가세를 부과하였다.
청구인들은 법원에 위 특별부가세 부가처분의 취소소송을 제기하는 한편 위 규정들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법원이 그 신청을 기각하자,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다음과 같이 7인 재판관의 다수의견으로 위 법인세법 규정이 헌법에 합치하지 않음을 확인하고 그 적용중지를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하였다.
헌법 제75조는 대통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 … 에 관하여 대통령령을 발할 수 있다‚라고 규정하여 위임입법의 근거와 한계를 명시함으로써 행정권에 의한 자의적인 법률의 해석과 집행을 방지하고 의회입법의 원칙과 법치주의를 달성하고자 한다. 이러한 입법취지에 비추어 볼 때, 위 헌법규정상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라 함은 법률에 이미 대통령령 등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 및 범위의 기본사항이 구체적이고도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어서 누구라도 당해 법률 그 자체로부터 하위법규에 규정될 내용의 대강을 예측할 수 있어야 함을 의미한다. 특히 국민의 기본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거나 침해할 소지가 있는 법규에서는 이와 같은 위임입법의 구체성, 명확성의 요구가 강화되어 그 위임의 요건과 범위가 일반적인 급부행정법규의 경우보다 더 엄격하게 제한적으로 규정되어야 하는 반면에, 규율대상이 지극히 다양하거나 수시로 변화하는 성질의 것일 때에는 위임의 구체성, 명확성의 요건이 완화되어야 할 것이다(헌재 1995. 11. 30. 91헌바1 등).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토지 중에서 구체적으로 어느 토지가 과세대상인지를 스스로 정하지 아니한 채 과세대상이 되는 부동산의 범위를 대통령령이 정하도록 위임하였고, 이 사건 법률조항의 규정내용과 법인세법의 입법목적·체계나 소득세법 및 조세감면규제법 등 관련법조항을 유기적·체계적으로 종합판단하여 보아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임에 따라 시행령에 규정될 과세대상의 범위가 대강 어떤 것이 될 지를 전혀 예측할 수도 없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특별부가세 납세의무자로 하여금 과세대상의 범위를 전혀 예측할 수 없게 하고, 나아가 행정부의 자의적인 행정입법권의 행사에 의하여 국민의 재산권이 침해될 여지를 남김으로써 포괄적 위임입법을 금지하는 헌법 제75조에 위반될 뿐 아니라, 조세법률주의를 규정한 헌법 제59조에 위반된다.
한편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므로 원칙으로 위헌결정을 하여야 할 것이나, 이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선고하여 당장 그 효력을 상실시킬 경우에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특별부가세를 부과할 수 없게 되는 법적 공백상태가 되고, 이미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른 특별부가세를 납부한 납세의무자들과 사이에 형평에 어긋나는 결과를 초래하는 데다가, 이 사건 법률조항의 위헌성은 국회에서 법률로 제정하지 아니한 입법형식의 잘못에 기인하는 것이므로, 우리 재판소는 단순위헌결정을 하지 아니하고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면서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하여 이 사건 법률조항의 적용중지를 명하는 것이다.
그리고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결정을 하여 위헌적 요소가 있는 조항들을 합헌적으로 개정 혹은 폐지하는 임무를 입법자의 형성재량에 맡긴 경우에는, 이 결정의 효력이 소급적으로 미치게 되는 사건이나 앞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 행할 부과처분에 대하여는 법리상 이 결정 이후 입법자에 의하여 위헌성이 제거된 새로운 법률조항을 적용하여야 한다.
이상의 다수의견에 대하여는 다음과 같은 재판관 김용준, 재판관 김문희의 반대의견이 있다.
헌법재판소는 창립이래 과세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지 아니한 채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지 아니하고 이를 포괄적으로 대통령령에 위임한 조세법규에 대하여 헌법상 조세법률주의와 포괄위임금지의 원칙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여러 차례에 걸쳐 위헌결정을 하거나, 헌법불합치결정을 하면서 위와 같은 법리를 분명하고 일관되게 밝혀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법의 제정에 관여하고 있는 국가기관에서는 아직도 조세법규를 헌법에 합치되게 개정하려는 노력을 게을리 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제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함에 그칠 것이 아니라 헌법질서를 수호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확인·보장할 헌법재판소의 책무를 보다 실효성 있게 완수한다는 의미에서 단순위헌결정을 하여 그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것이 옳다.
다. 사후경과
헌법재판소가 위 결정을 선고하기 이전인 1998. 12. 28. 국회는 법률 제5581호로 법인세법의 전문개정시에 과세대상이 되는 토지 등의 기준시가를 정하는 방법 등에 관하여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하였고 위 결정을 선고한 이후인 2000. 2. 3. 법률 제6259호로 과세대상이 되는 토지 등의 기준을 법률에 구체적으로 규정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