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노동 등 사회관계에 관한 결정
99헌마289
국민건강보험법 제33조 제2항 등 위헌확인
별칭 : 의료보험통합 사건
d99m289.hwp
판례집 12-1, 913
가. 사건의 배경
그 동안 별개의 조합을 구성하고 있던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를 모두 조직적으로 통합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을 단일보험자로 하는 국민건강보험법이 1999. 2. 8. 제정되어 2000. 7. 1.부터 시행될 예정이었다.
국민건강보험법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재정통합에 관한 규정, 기존의 직장의료보험조합의 강제해산 및 해산되는 조합의 권리에 대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포괄승계에 관한 규정 등을 두고 있다.
청구인들은 모두 직장의료보험의 조합원들로서, 의료보험통합에 따라 강제해산되는 직장의료보험조합의 적립금이 새로이 신설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하여 승계됨으로써 직장조합원의 재산권 등이 침해될 뿐 아니라, 국민건강보험법에 의하여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재정이 통합됨에 따라 소득이 파악되는 직장가입자와 소득이 파악되지 않는 지역가입자 사이에 보험료부담의 불평등이 발생하고 이로 인하여 직장가입자의 평등권이 침해된다는 이유로, 국민건강보험법의 관련조항들에 대하여 1999. 5. 20.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위 국민건강보험법 규정들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다.
먼저 헌법재판소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의한 직장의료보험조합의 적립금 승계가 재산권 또는 평등권을 침해하는가의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사회보험법상의 지위는 청구권자에게 구체적인 급여에 대한 법적 권리가 인정되는 경우에만 재산권의 보호대상이 된다. 그러나 이 사건 적립금의 경우, 법률이 조합의 해산이나 합병시 적립금을 청구할 수 있는 조합원의 권리를 규정하고 있지 않을 뿐 아니라, 공법상의 권리인 사회보험법상의 권리가 재산권보장의 보호를 받기 위해서는 법적 지위가 사적 이익을 위하여 유용한 것으로서 권리주체에게 귀속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어야 하는데, 적립금에는 사법상의 재산권과 비교될 만한 최소한의 재산권적 특성이 완전히 결여되어 있다. 따라서 의료보험조합의 적립금은 헌법 제23조에 의하여 보장되는 재산권의 보호대상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의료보험 수급권은 의료보험법상 재산권의 보장을 받는 공법상의 권리이지만, 적립금의 통합이 의료보험 수급권의 존속을 위태롭게 하거나 의료보험법에 규정된 구체적인 급여의 내용을 직장가입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것이 아니므로, 적립금의 통합에 의하여 재산권인 의료보험 수급권이 제한된다고 보기 어렵다.
또한 적립금의 목적이 보험자의 급여능력의 보장을 통하여 사회보험의 일환인 의료보험의 기능을 보장하고자 하는 데 있기 때문에, 설사 의료보험통합시 통합되는 보험자와 통합하는 보험자간의 적립금형성에 있어서 차이가 있다고 할지라도, 적립금의 차이가 통합 후 보험료부담의 평등에 영향을 미칠 수 없으며, 이에 따라 적립금의 통합으로 인하여 청구인들의 평등권이 침해될 수 없다.
다음으로 헌법재판소는 의료보험통합이 직장·지역가입자간의 "보험료부담의 평등"을 보장할 수 있는지의 여부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판시하였다.
조세를 비롯한 공과금의 부과에서의 평등원칙은, 공과금 납부의무자가 법률에 의하여 법적 및 사실적으로 평등하게 부담을 받을 것을 요청한다. 즉 납부의무자의 균등부담의 원칙은, 공과금 납부의무의 규범적 평등과 공과금의 징수를 통한 납부의무의 관철에 있어서의 평등이라는 두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소득파악이 가능한 보험가입자와 소득파악이 제대로 되지 않는 보험가입자를 단일 의료보험자의 관리하에 두고 그 재정을 통합하는 경우, 보험가입자간의 소득파악율의 차이, 즉 "보험료 납부의무의 관철에 있어서의 차이"는 공과금부과의 평등의 관점에서 헌법적으로 간과할 수 없는 본질적인 차이이다.
자영자의 소득파악이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상황에서 본질적으로 이질적인 두 집단을 하나로 묶고자 하는 의료보험통합의 가장 큰 난제는 재정통합의 문제임과 동시에 통합 이후 보험료를 어떻게 형평에 맞게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에게 나누어 부담시킬 것인가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소득형태와 소득파악율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이질적인 직장·지역가입자 집단의 통합에도 불구하고, 국민건강보험법은 지역가입자의 소득파악 또는 객관적인 소득추정을 위하여 재정통합시까지 1년 반의 유예기간을 두고 있고, 한편으로는 재정이 통합되는 2002. 1. 1. 이후에도 지역가입자의 소득이 합리적이고 신뢰할 만한 방안을 통하여 파악 또는 추정될 때까지,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 모두의 이익을 함께 적절하게 고려하는 재정운영위원회의 민주적 운영을 통하여 직장·지역가입자 사이의 보험료 분담율을 조정할 수 있고, 이로써 보험료를 직장가입자에게 불리하지 않도록 정할 수 있으므로,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재정을 통합하여 운영하도록 하는 규정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다. 사후경과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재정통합에 관한 규정들이 헌법재판소에 의하여 합헌으로 판단됨에 따라 국민건강보험법은 예정대로 2000. 7. 1.부터 시행되었다.
의료보험통합을 규정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법상의 제규정들에 대하여는 집단간의 첨예한 이해관계의 대립으로 인하여 계속하여 헌법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에는 그 후에도 전국민의료보험통합이나 보험료 산출기준을 규정하고 있는 국민건강보험법의 관련조항 등에 대하여 청구인들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하거나 평등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등의 이유로 그 위헌확인을 구하는 헌법소원사건들이 제기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