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99헌가18 등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제10조 제1항 위헌
별칭 :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 위헌제청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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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례집 13-1, 1017
가. 사건의 배경
민법에 의하면 부동산에 대한 권리는 등기하여야만 비로소 제3자에 대하여 그 효력을 발생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대법원은 오래전부터 판례로서 부동산의 실질적 권리자가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등기하는 것을 소위 명의신탁이라 하여 유효한 등기로 인정하여 왔다. 이 경우 대외적으로는 명의수탁자가 권리자이지만, 대내적으로는 명의신탁자가 그 권리를 보유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명의신탁이, 많은 경우 투기, 탈세 등 탈법행위의 수단으로 남용되기에 이르자 국회는 1995년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을 제정하기에 이르렀다. 이 법에 따르면, 부동산에 관한 물권변동의 경우 명의신탁약정에 의하여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되고(이를 " 실명등기의무" 라 한다), 채무의 변제를 담보하기 위하여 채권자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이전받은 경우(양도담보) 채무자·채권금액 및 채무변제를 위한 담보라는 뜻이 기재된 서면을 등기신청서와 함께 등기관에게 제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또한, 이 법률은 ①법 시행 후 실명등기의무를 위반한 명의신탁자 및 그 시행일로부터 1년의 유예기간 이내에 실명등기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기존 명의신탁자, ②부동산에 관한 실질적인 권리를 취득하고서도, 법률에서 정한 기준일로부터 3년 이내에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하지 아니한 자(장기미등기자), ③ 그 시행일로부터 1년의 유예기간 이내에 서면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기존 양도담보권자에 대하여, 각 부동산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은 위 각 법 규정에 의하여 시장 또는 구청장으로부터 과징금을 부과받은 사람들이 그 부과처분취소소송을 제기하자 법원이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한 사건이다.
나. 결정의 주요 내용
(1) 다수의견의 요지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인 중 8인의 다수의견으로, 과징금 부과 규정들에 대해 헌법불합치선언을 하면서 위 규정들을 입법자가 2002. 6. 30.까지 개정하지 아니하면 2002. 7. 1. 그 효력을 상실하며, 법원 기타 국가기관 및 지방자치단체는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위 각 법률조항의 적용을 중지하여야 한다는 결정을 하였다.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명의신탁자에 관한 과징금 부과 규정
이 규정은 법 시행 후의 명의신탁자는 물론 기존 명의신탁자에 대하여도 유예기간 내에 실명등기를 하지 않을 경우 일률적으로 부동산가액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다. 위와 같은 부과율은 양도소득세율이나 증여세율을 감안하여 제재의 실효성이 확보될 수 있는 수준으로 결정된 것이라고한다. 그러나, 양도소득세는 양도차익에 대하여 부과되고 증여세는 일정액의 공제 후 과세표준에 대하여 부과되는 것이므로 세율이 과징금 부과율과 비슷하다 하더라도 그 부과액수는 훨씬 적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또한 과징금 부과 후 실명등기의무의 이행을 계속 지체하는 경우 이행강제금을 다시 부과받는다는 점에서, 부동산가액의 30%라는 과징금 부과율은 입법목적을 고려한다 하더라도 너무 지나치다.
또한, 명의신탁의 숨은 의도가 어느 정도 반사회적인지, 위반의 유형에 따른 차등부과의 방법은 없는지, 다른 참작사유는 없는지 등의 여부에 관계없이 일률적인 비율로 정하여 놓은 것은 구체적인 경우에 따라 지나친 제재가 될 수 있다는 염려가 있다. 더욱이, 법 제정 전까지 명의신탁은 판례에 의하여 확립되어 빈번히 이용되는 적법한 법률행위로서 확립되어 있었다는 점에서 단순한 편의를 위하여 명의신탁을 이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고 보여진다. 따라서 명의신탁이 탈세나 투기를 위한 방편으로 이용되었는지, 그로 인하여 이득을 얻었는지, 실명등기의무 지체의 기간이 얼마나 되는지 등의 다양한 요소들을 고려하여 과징금을 차등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전혀 배제한 것은 과잉금지의 원칙은 물론 평등의 원칙에도 반할 소지가 크다.
(나) 장기미등기자에 관한 과징금 부과 규정
부동산에 관한 권리자가 적극적으로 자신의 명의를 숨기고 타인의 명의를 등기부에 나타내려 할 때에는 이를 숨기지 않으면 안될 부적법하거나 반사회적인 의도가 개재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을 것임에 비하여, 장기미등기의 경우에는 그것이 어떠한 적극적 행위를 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소극적으로 이전등기 등을 하지 않은 것이어서 단순한 무지로, 또는 무관심 내지 귀찮다는 이유로, 또는 등기에 따르는 각종 비용을 대기 어려운 사정 때문에 장기간 미등기 상태로 방치하는 권리자도 상당수 있다. 또한 장기미등기자는 명의신탁자와 유사한 의도를 가진 사람으로부터 단순한 무지 등으로 인하여 등기를 하지 않은 사람까지 반사회성의 정도도 제각기 다르다.
결국, 장기미등기가 기본적으로는 권리의 불행사에 불과하고, 정해진 기간 내에 소유권이전등기신청을 하지 않는 것은 행정상 의무 위반이라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감안할 때, 제재의 정도에 있어서, 특별히 조세의 포탈이나 법 적용의 회피 등 반사회적 의도나 목적을 가지지 않은 경우에까지 일률적으로 부동산 평가액의 30%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한다는 것은 법익균형성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려워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할 뿐 아니라, 명의신탁의 경우와 똑같은 과징금의 부과규정을 두었다는 측면에서 평등의 원칙에도 위반된다.
(다) 양도담보권자에 관한 과징금 부과 규정
양도담보는 적법한 법률행위로서 채무담보의 많은 사례로 이용되고 있고 그 자체가 반사회성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없으며, 이를 규율하는 특별법이 따로 정하여져 있을 뿐만 아니라, 다른 법률의 신고의무 위반에 대한 규정 등에서는 일반적으로 과태료 정도의 비교적 가벼운 행정벌이 가하여지고 있다. 이상과 같은 점들에 비추어, 위와 같은 서면제출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정한 양도담보임이 명백한 경우까지 포함하여 일률적으로 부동산 평가액의 100분의 30에 달하는 고율의 과징금을 부과하도록 한 것은 법익균형성을 잃은 과잉의 제재로서 과잉금지의 원칙에 반한다. 또한 부동산실명법 시행 후 위법한 행위로 규정된 명의신탁의 경우와 동일한 정도의 과징금을 가한다는 측면에서 평등의 원칙에도 반한다.
(2) 소수의견의 요지
명의신탁무효규정은 공공의 필요에 비하여 지나치게 사인의 재산권행사와 사적자치권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법익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위헌이다. 나아가 명의신탁의 무효를 전제로 한 명의신탁에 대한 각종 제재규정들 역시 모두 위헌이다.
다. 사후경과
이 사건 결정에 따라 2002. 3. 30.자로 이 법률이 개정되었다. 개정법에 의하면, 부동산가액의 30퍼센트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 안에서 과징금을 부과하되, 그 부과기준은 부동산 가액·법을 위반한 기간·조세포탈 또는 법령상 제한의 회피를 목적으로 하였는지 여부 등을 고려하여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하여, 사안에 따라 과징금을 차등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