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기본권 및 형사관계에 관한 결정
99헌가14
형사소송법 제92조 제1항 위헌제청
별칭 : 구속기간제한규정 위헌제청 사건
d99k014.hwp
판례집 13-1, 1188
가. 사건의 배경
형사소송법 제92조 제1항은 구속기간은 2월로 한다. 특히 계속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심급마다 2차에 한하여 갱신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구속기간의 제한은, 피고인을 석방한 상태에서 재판하기가 곤란한 중범죄의 경우 구속기간 내에 재판을 마쳐야 한다는 중압감 때문에, 오히려 법원이 사건을 충분히 심리하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기능하는 측면도 있다.
제청법원은 살인죄로 기소되어 1심에서 징역 15년의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피고인에 대한 형사항소사건의 사실심리를 하게 되었는데, 제1심판결의 선고 이후 항소심의 심리를 준비하기 위하여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 결과 제1회 공판기일부터 피고인에 대한 구속기간이 불과 1개월 정도밖에 남지 않게 되었다. 이에 제청법원은 직권으로 피고인의 구속기간을 제한하고 있는 위 법률조항이 형사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을 침해함을 이유로 하여 위 법률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1) 다수의견의 요지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인 중 7인의 다수의견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고 결정하였는바,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말하는 '구속기간'은 '법원이 피고인을 구속한 상태에서 재판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하는 것이지, '법원이 구속사건을 심리할 수 있는 기간'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 즉, 이 사건 법률조항은 미결구금의 부당한 장기화로 인하여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가 침해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목적에서 미결구금기간의 한계를 설정하고 있는 것이지, 신속한 재판의 실현 등을 목적으로 법원의 재판기간 내지 심리기간 자체를 제한하려는 규정이라 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구속사건을 심리하는 법원으로서는 만약 심리를 더 계속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는 경우에는 피고인의 구속을 해제한 다음 구속기간의 제한에 구애됨이 없이 재판을 계속할 수 있다. 따라서 비록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원의 피고인에 대한 구속기간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하더라도 이로써 법윈의 심리기간이 제한된다거나 나아가 피고인의 공격·방어권 행사를 제한하여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침해된다고 볼 수는 없다.
구속기간의 제한이, 되도록이면 구속기간 내에 판결을 선고하려는 법원의 실무관행에 비추어,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사실상 침해하는 결과가 된다 하더라도, 그러한 침해의 근본적인 원인은 이 사건 법률조항을 그 입법목적에 반하여 그릇되게 해석·적용하는 법원의 실무관행에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 그 자체는 피고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 볼 수 없고, 피고인의 신체의 자유를 보다 두텁게 보장하는 규정일 뿐이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2) 반대의견의 요지
법원의 실무관행상 형사사건의 심리도중 피고인을 석방하는 경우 도주우려 등을 고려하여 피고인에게 입증 및 반증의 기회를 충분히 보장하지 못한 채 서둘러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피고인의 구속기간을 일률적으로 엄격히 제한하고 있는 이 사건 법률조항에서 비롯된 것이므로, 기본권의 침해의 원인이 된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위헌선언을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