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기본권 및 형사관계에 관한 결정
2000헌마546
유치장 내 화장실설치 및 관리행위 위헌확인사건
별칭 : 유치장내 화장실설치 및 관리행위 위헌확인 사건
종국일자 : 2001. 7. 19. /종국결과 : 인용(위헌확인)
d2000m546.hwp
판례집13-2, 103
가. 사건개요
경찰서의 유치장은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구속되거나 신체의 자유를 제한하는 판결 또는 처분을 받은 자가 수용되는 곳으로서, 주로 체포·구속된 형사피의자를 수용한다. 이 사건 청구인들도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위반의 현행범으로 체포되어 같은 날 09:00경부터 약 48시간 동안 경찰서 유치장에 수용되었다. 그런데 경찰서에서는 유치장 밖의 일반화장실의 사용이 청구인들에게 허가되지 않았고, 유치장 내 설치된 화장실은 차폐시설이 불충분하여 신체부위 등이 노출되는 개방적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 이에 청구인들은 이러한 유치장 화장실을 사용할 수밖에 없게 됨으로써 헌법 제10조의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등 기본권을 침해당하였다고 주장하면서 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2.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이 사건 피청구인이 유치장 내에 비인권적인 화장실을 설치 및 관리하는 행위는 헌법 제10조의 인격권을 침해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무죄가 추정되는 미결수용자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제한은 구금의 목적인 도망·증거인멸의 방지와 시설 내의 규율 및 안전 유지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서는 아니된다.
유치장에 수용되어 있는 유치인들 중에서는 불안한 심리상태에서 자해, 자살을 하거나, 같이 수용된 다른 유치인들에게 가해행위를 하거나, 도주를 기도하는 등의 행동을 하는 자가 있으므로 유치인들의 동태를 감시할 필요성이 있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따라서 화장실을 유치장 내에 두어 유치장에 수용되어 있는 다수의 유치인들이 용변을 볼 때마다 유치장 밖으로 드나들 필요가 없도록 하고, 어느 정도 유치장 내 화장실을 포함한 그 내부를 관찰할 수 있는 구조로 설치하는 것에 대해서도 일단 그 타당성을 인정할 수 있다.
그러나 감시와 통제의 효율성에만 치중하여 앞서 본 바와 같이 지나치게 열악한 구조의 화장실사용을 모든 유치인들에게 일률적으로 강요하는 것은 미결수용자의 자유와 권리에 대한 제한이 구금의 목적인 도망·증거인멸의 방지와 시설 내의 규율 및 안전 유지를 위한 필요최소한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서는 아니 된다는 원칙에도 부합하기 어렵다.
또한 일반적으로 유치인들의 동태에 대한 감시가 필요하다 하더라도 이러한 감시가 가능하면서도 덜 개방적인 다른 구조의 시설 설치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청구인들은 내밀한 신체부위가 노출될 수 있고 역겨운 냄새, 소리 등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용변을 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에 있었으므로 그때마다 수치심과 당혹감, 굴욕감을 느꼈을 것이고 생리적 욕구까지도 억제해야만 했으며 나아가 함께 수용되어 있던 다른 유치 인들로서도 누군가가 용변을 볼 때마다 불쾌감과 역겨움을 감내하고 이를 지켜보면서 마찬가지의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헌법 제10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하여 모든 기본권의 종국적 목적이자 기본이념이라 할 수 있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인간의 본질적이고도 고유한 가치로서 모든 경우에 최대한 존중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 사건 청구인들로 하여금 유치기간동안 위와 같은 구조의 화장실을 사용하도록 강제한 것은 인간으로서의 기본적 품위를 유지할 수 없도록 하는 것으로서, 수인하기 어려운 정도라고 보여지므로 이는 헌법 제10조의 인간의 존엄과 가치로부터 유래하는 인격권을 침해한 것이다.
3. 사후경과
이 사건 결정후 정부는 전국의 모든 경찰서 유치장 내 화장실의 차폐시설을 보완하여 상당한 수준으로 화장실의 시설을 개선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