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차적 기본권 및 형사관계에 관한 결정
99헌마496
검찰공권력남용 위헌확인
별칭 : 검사의 증인소환 사건
종국일자 : 2001. 8. 30. /종국결과 : 인용(위헌확인),기각
d99m496.hwp
판례집13-2, 238
가. 사건의 배경
국회의원인 청구인은 A로부터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되었다. 그 사건 재판 중 검사는 관련사건으로 구속 중이던 A를 증인으로 신청하였고 법원은 이를 채택하였다.
그런데 검사는 청구인에 대한 공소를 제기하기 이전부터 A가 실제로 법정에 나와 증언할 때까지 약 15개월 동안 270여 차례나 A를 검찰청에 소환하여 일과시간 중 검찰청에 머물게 하였다. 검사가 그렇게 한 이유는 주로 A가 법정에서 검찰에서의 진술 내용을 번복함이 없이 증언할 것을 다짐받고 청구인의 변호인들이 A에게 접근하는 것을 막는 한편, A에게 구치소보다 비교적 여유있는 분위기에서 친지를 면회하거나 외부인과 통화하는 등의 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었다.
청구인은 검사(피청구인)가 A를 사건수사와는 무관하게 수시로 소환하여 검찰에서의 진술과 다른 증언을 하지 못하도록 협박 또는 회유를 하는 등의 방법으로 청구인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면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 내용
(1) 다수의견의 요지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인 중 8인의 다수 의견으로 검사의 A에 대한 위와 같은 소환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이 헌법소원 사건 접수 후에 A가 법정에 출석하여 증언하였고, 청구인에 대한 형사사건의 1심과 2심 판결도 선고되어 청구인이 주장하는 침해행위가 종료되었으므로 권리보호의 이익이 없어졌다고 볼 여지도 있다. 그러나, 비록 청구인의 주관적 권리구제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같은 유형의 침해행위가 앞으로도 구체적으로 반복될 위험이 있고 헌법질서의 수호·유지를 위하여 그에 대한 헌법적 해명이 긴요하다고 판단되므로 이 사건은 심판청구의 이익을 인정함이 타당하다.
(나) 신체의 자유를 보장하는 헌법 규정과 법관에 의한 신속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무죄추정의 원칙을 선언한 헌법 규정들에 비추어, 우리 헌법은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국민의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음이 명백하다.
공정한 재판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법정이 공개된 가운데 법관의 면전에서 모든 증거자료가 조사·진술되고, 이에 대하여 검사와 피고인이 서로 공격·방어할 수 있는 공평한 기회가 보장되어야 한다. 따라서, 검사와 피고인 쌍방 중 어느 한편이 증인과의 접촉을 독점하거나 상대방의 접근을 차단하도록 허용한다면, 이는 상대방의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 될 것이다.
구속된 증인에 대한 편의제공 역시, 그것이 일방당사자인 검사에게만 허용된다면, 그 증인과 검사와의 부당한 인간관계의 형성이나 회유의 수단 등으로 오용될 우려가 있고, 또 거꾸로, 그러한 편의의 박탈가능성이 증인에게 심리적 압박수단으로 작용할 수도 있으므로 접근차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공정한 재판을 해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물론 증인에게 쌍방의 접근을 모두 허용하는 경우, 증인의 회유, 위증의 교사 등과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나, 이는 징계사유나 별도의 범죄를 구성하는 것으로서 그 행위자에 대한 징계나 형사처벌에 의하여 방지되어야 할 것이지, 그러한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하여 상대방이 증인에의 접근하는 것을 차단하거나 일방이 증인과의 접촉을 독점하는 것을 정당화할 수는 없다.
결국 피청구인이 A를 다른 사건의 참고인으로 조사하기 위하여 소환하는 것이 아니라 A에게 편의를 제공하거나 A가 청구인의 변호인들과 접촉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하여 소환한 행위는 청구인의 헌법상의 기본권인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하는 공권력의 행사이다.
(2) 소수의견의 요지
이 사건 심판청구는 권리침해의 반복위험성이나 헌법적 해명의 필요성을 인정할 수 없으므로 권리보호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