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등 정신적 자유에 관한 결정
2000헌가9
영화진흥법 제21조 제4항 등 위헌제청
별칭 : 영상물등급분류위헌 사건
d2000k009.hwp
판례집13-2, 134면
가. 사건의 배경
영화진흥법은 영화를 상영하기 전에 영상물등급위원회로부터 상영등급을 분류받아야 하고, 상영등급을 분류받지 아니한 영화는 상영하지 못하며, 당해 영화가 폭력·음란 등의 과도한 묘사로 미풍양속을 해치거나 사회질서를 문란하게 할 우려가 있는 등 일정한 사유가 있으면 위 위원회가 3월 이내의 기간을 정하여 그 상영등급의 분류를 보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위 법률은 상영등급을 분류받지 아니한 영화 등에 대하여 문화관광부장관이 그 상영을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그 금지명령 위반 등에 대해 형사처벌 및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한편, 공연법은 공연의 공공성 및 윤리성을 유지함과 아울러 연소자 관객을 보호하기 위하여 영상물의 상영등급분류에 관한 사항 등을 심의·의결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를 두도록 규정하고 있고, 그 위원회는 일정한 자격을 가진 사람들 중에서 대한민국예술원회장이 추천한 자를 대통령이 위촉하여 구성하며, 그 위원회의 운영에 필요한 경비는 국고에서 보조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영화제작·배급회사의 대표인 A는 영화를 상영하기 위하여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상영등급분류신청을 하였으나, 위 위원회는 위 영화의 음란성 등을 문제삼아 영화진흥법에 의거하여 2개월의 상영등급분류보류결정을 하였다. 그 보류기간이 경과한 다음 A가 다시 위 위원회에 상영등급분류신청을 하자, 위 위원회는 다시 3개월의 상영등급분류보류결정을 하였다. 이에 A는 위 위원회를 상대로 상영등급분류보류결정의 취소를 구하는 소를 법원에 제기하면서 위 영화진흥법 관련조항에 대한 위헌제청신청을 하였고, 법원은 그 신청을 받아들여서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1) 다수의견의 요지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인 중 7인의 다수의견으로 위 영화진흥법 규정은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하였는바, 그 요지는 다음과 같다.
헌법 제21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언론ㆍ출판의 자유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제21조 제2항은 '언론ㆍ출판에 대한 허가나 검열은 인정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의사표현의 매개체는 어떠한 형태이건 제한 없이 헌법 제21조 제1항이 보장하고 있는 언론 출판의 자유의 보호대상이 되므로, 영화도 언론ㆍ출판의 자유에 의해서 보호되는 의사표현의 매개체임은 명백하다. 또한, 헌법 제21조 제2항에서 말하는 검열은 실질적으로 행정권이 주체가 되어 사상이나 의견 등이 발표되기 이전에 예방적 조치로서 그 내용을 심사, 선별하여 발표를 사전에 억제하는, 즉 허가받지 아니한 것의 발표를 금지하는 제도를 뜻하고, 이러한 사전검열은 법률로써도 불가능한 것으로서 절대적으로 금지된다.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의한 등급분류보류는 영화상영등급분류의 일환으로 상영 전에 영화를 제출받아서 그 내용을 심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편, 영상물등급위원회의 위원은 대통령이 이를 위촉하고, 그 구성방법 및 절차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예산으로 그 경비의 보조를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위 위원회로부터 등급을 분류받지 아니한 영화의 상영은 금지되고, 금지위반에 대해서는 형사처벌 등이 부과될 수 있는데, 등급분류보류결정의 횟수제한이 설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무한정 영화 상영이 금지될 수 있다. 따라서, 영상물등급위원회는 실질적으로 행정기관인 검열기관에 해당하고, 이에 의한 등급분류보류는 영화 상영 이전에 그 내용을 심사하여 허가받지 아니한 것의 발표를 금지하는 제도, 즉 검열에 해당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2) 소수의견의 요지
영상물등급위원회는 행정기관적 색채를 불식한 민간 자율기관으로 보아야 할 것이므로, 영상물등급위원회에 의한 등급보류결정은 검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다. 사후경과
국회는 이 사건 위헌결정 이후인 2002. 1. 26. 영화의 상영등급분류의 방법 및 내용 등에 관한 영화진흥법 관련규정을 개정하였다. 개정법에서는 등급분류보류제도를 폐지하는 대신, "제한상영가(制限上映可)" 등급을 신설하여 모든 영화에 등급을 부여하도록 하되, 제한상영가 등급을 받은 영화는 제한상영관에서만 상영하도록 규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