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 재산권 · 조세관계에 관한 결정
2000헌가5등(병합)
상호신용금고법 제37조의3 위헌제청등
별칭 : 회사의 임원과 과점주주의 연대책임 사건
d2000k005.hwp
판례집 14-2, 106
가. 사건의 배경
상호신용금고법은 감사를 제외한 임원과 과점주주(주주 및 그와 대통령령이 정하는 친족 기타 특수관계에 있는 자로서 그들의 소유주식의 합계가 당해 법인의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51 이상인 자들을 말한다)는 상호신용금고의 예금 등과 관련된 채무에 대하여 상호신용금고와 연대하여 변제할 책임을 진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연대책임규정은 금고가 경영진의 부실경영으로 말미암아 금고 거래자에게 손해를 끼치는 피해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경영진의 책임경영을 통한 거래자보호'를 목표로 신설된 것이다.
이 사건 제청신청인들은 모두 부실경영으로 인하여 파산한 상호신용금고의 이사나 과점주주이던 사람들인데, 위 규정에 의하여 금고의 채권자들이 제청신청인들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자, 제청신청인들은 위 규정이 헌법상 보장된 평등권과 재산권에 위반된다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위헌여부심판의 제청신청을 하였고, 법원은 이를 받아 들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여부의 심판을 제청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인 중 6인(5인은 한정위헌, 1인은 헌법불합치)의 다수 의견으로 한정위헌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재판관 5인의 한정위헌의견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그 입법배경에 비추어 볼 때, 금고가 도산하는 경우 원칙적으로, 임원은 부실대출 또는 편법대출 등을 주도하거나 과점주주 등에 의한 무리한 요구에 협조 내지 묵인하는 등으로 금고의 부실경영에 책임이 있고, 과점주주는 사실상 금고의 경영을 지배하여 금고를 사금고화하거나 과점주주로서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부실대출 또는 편법대출 등을 임원에게 지시 또는 요구함으로써 금고의 부실경영에 관여하였음을 전제로 하여, 연대변제책임을 부과하는 방법으로 그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이 달성하고자 하는 바가 금고의 경영부실 및 사금고화로 인한 금고의 도산을 막고 이로써 예금주를 보호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면, 이를 실현하기 위한 입법적 수단이 적용되어야 하는 인적 범위도 마찬가지로 '부실경영에 관련된 자'에 제한되어야 한다.
(나) 그런데 임원에 관하여 보면, 등기부에 이사로 등재되었을 뿐 금고의 업무집행을 전혀 분담하지 않은 경우, 부실대출 또는 편법대출 등의 결정과정에서 소외된 경우 등과 같이 부실경영의 책임이 없는 임원이 있을 수 있는데, 이들에게까지 재직시 및 퇴임 후 3년 동안 금고의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본래의 입법목적을 넘어 과도한 책임을 부과하는 것이다. 부실경영의 책임이 없는 임원에게까지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과점주주와 특수한 관계에 있지 아니한 전문경영인의 참여를 사실상 막는 것이고, 이로써 상호신용금고법이 금고의 형태를 주식회사로 단일화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실현하고자 하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촉진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소유와 경영의 일치'를 고착화시킨다는 점에서도 위 법의 전반적인 취지에 반하는 것이다.
(다) 또한 과점주주의 경우에도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연대변제책임은 '주주권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거나 회사에 대한 자신의 영향력을 이용하여 임원에게 업무집행을 지시 또는 요구하는 등 회사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함으로써 부실의 결과를 초래한 자'에 한정되어야 한다. 과점주주에게 합명회사의 사원이나 합자회사의 무한책임사원에 상응하는 무한책임을 부과한 것은 '회사의 소유와 경영이 일치하는 경우 아니면 적어도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경우'에만 정당화되는 것이다. 그런데 과점주주라고 하여 전원이 예외없이 금고의 경영에 관여하고 있는 것은 아니며, 아주 적은 비율의 주식만을 소유하면서 다른 주주와의 친족관계 등으로 형식적으로는 과점주주가 되었지만 금고의 경영에 전혀 관여할 위치에 있지 아니한 자도 있을 수 있는데, 이러한 과점주주에까지 부실경영으로 인한 책임을 묻고자 하는 것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의도하는 바가 아닐 뿐만 아니라 상호신용금고법의 전반적인 취지에도 반한다고 할 것이다.
(라) 그렇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실현하고자 하는 입법목적에 비추어 그 적용범위를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는 임원' 및 '회사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한 과점주주'에 제한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임원과 과점주주 전원에 대하여 예외없이 금고의 채무에 대하여 연대책임을 부담케하고 있으므로, 그러한 점에서 국민의 기본권인 결사의 자유, 재산권을 과도하게 침해하고 평등원칙에도 위반된다.
(마) 임원과 과점주주에게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것 자체가 위헌이 아니라 부실경영에 기여한 바가 없는 임원과 과점주주에게도 연대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 위헌이라는 점에서 연대책임을 지는 임원과 과점주주의 범위를 적절하게 제한함으로써 그 위헌성이 제거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법률조항을 단순위헌으로 선언할 경우 임원과 과점주주가 금고의 채무에 대하여 단지 상법상의 책임만을 지는 결과가 발생하고 이로써 예금주인 금고의 채권자의 이익이 충분히 보호될 수 없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위 법규정의 효력을 유지하는 쪽으로 이를 해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에 비추어, 연대채무를 부과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임원의 범위는 '부실경영의 책임이 있는 자'로, 과점주주의 범위는 '금고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부실의 결과를 초래한 자'로 제한적으로 해석하여야 할 것이고, 그 범위를 넘어서 '부실경영의 책임이 없는 임원'과 '금고의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여 부실의 결과를 초래한 자 이외의 과점주주'에 대해서도 연대채무를 부담하게 하는 범위 내에서는 헌법에 위반된다.
(2) 재판관 1인의 헌법불합치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을 위와 같이 한정하여 해석하는 것은 일의적인 법문의 한계를 벗어나는 무리한 해석이자 법문에 드러난 입법자의 객관적 의사를 무시하고 실질적으로 헌법재판소가 임의로 새로운 입법을 하는 것과 다름없는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에는 헌법불합치결정을 함으로써 차라리 입법자로 하여금 조속한 시일 내에 헌법재판소결정의 취지를 살려 새로이 입법하도록 하는 것이 오히려 헌법적으로 바람직하다.
(3) 재판관 3인의 반대의견
과점주주에게 무과실 연대책임을 부과하는 것은 소유와 경영이 분리되지 않고, 금고운영에 있어 과점주주가 지배적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현실에서 예금채권자를 보호하기 위한 불가결한 조치라 할 것이므로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하지만, 금고의 임원에게 일률적으로 무과실 연대책임을 지우는 것은 입법목적 달성에 필요한 이상으로 과도한 부담을 지우는 것으로서 헌법에 위반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