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 선거관계에 관한 결정
2001헌라1
강남구청과 대통령간의 권한쟁의
별칭 : 지방자치단체와 대통령간의 권한쟁의 사건
종국일자 : 2002. 10. 31. /종국결과 : 기각
d2001r001.hwp
판례집 14-2, 362
가. 사건의 배경
국가행정권에 의한 입법인 행정입법은 법령상의 수권에 근거하여 행정권이 정립하는 규범으로서 국민과의 관계에서 일반적인 구속력을 갖는 법규명령과 행정조직 내부 또는 특별한 공법상의 법률관계 내부에서 그 조직과 활동을 규율하는 것으로서 국민과의 관계에서 일반적인 구속력을 갖지 않는 행정규칙으로 구분된다. 법규명령으로는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 등이 있으며, 행정규칙으로는 고시, 훈령, 예규 등이 있다.
대통령은 2001. 1. 29. 대통령령으로 "시간외근무수당의 지급기준·지급방법 등에 관하여 필요한 사항은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 안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정한다"라는 내용의 지방공무원수당등에관한규정(이하 '이 사건 조항')을 신설, 제정하였다. 이로 말미암아 지방자치단체인 강남구는 그 소속 지방공무원들의 시간외근무수당의 지급기준·지급방법 등을 정함에 있어서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내에서 이를 하여야 하는 제약을 받게 되었다.
이에 강남구는, 헌법 제117조 제1항에서 지방자치단체는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함으로써 자치권을 부여하고 있는데, 이 사건 조항은 법률이나 법규명령이 아닌 행정규칙에 불과한 행정자치부장관의 지침에 의하여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으로서 헌법상 보장된 지방자치단체의 지방자치권한을 침해한다고 주장하면서 그 침해의 확인과 위 규정의 무효확인 또는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을 제기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 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의 일치된 의견으로 대통령이 이 사건 조항을 제정한 행위는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헌법 제117조 제1항은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복리에 관한 사무를 처리하고 재산을 관리하며,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규정하여 지방자치제도의 보장과 지방자치단체의 자치권을 규정하고 있다. 헌법이 규정하는 이러한 자치권 가운데에는 자치에 관한 규정을 스스로 제정할 수 있는 자치입법권은 물론이고 그밖에 그 소속 공무원에 대한 인사와 처우를 스스로 결정하고 이에 관련된 예산을 스스로 편성하여 집행하는 권한이 성질상 당연히 포함된다. 다만, 이러한 헌법상의 자치권의 범위는 법령에 의하여 형성되고 제한된다. 헌법도 제117조 제1항에서 법령의 범위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다고 하였고 제118조 제2항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과 운영에 관한 사항은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2) 헌법 제117조 제1항에서 규정하고 있는 '법령'에 법률 이외에 '대통령령', '총리령' 및 '부령'과 같은 법규명령이 포함되는 것은 물론이지만, 법규명령으로서 기능하는 행정규칙이 포함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헌법재판소는 "법령의 직접적인 위임에 따라 수임행정기관이 그 법령을 시행하는데 필요한 구체적 사항을 정한 것이면, 그 제정형식은 비록 법규명령이 아닌 고시, 훈령, 예규 등과 같은 행정규칙이더라도, 그것이 상위법령의 위임한계를 벗어나지 아니하는 한, 상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인 구속력을 갖는 법규명령으로서 기능하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헌재 1992. 6. 26. 91헌마25, 판례집 4, 444, 449)한 바 있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에서 말하는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는 범위'라는 것은 '법규명령으로 기능하는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범위'를 가리키는 것이고 법규명령이 아닌 단순한 행정규칙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은 이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되므로 이 사건 조항은 법령의 범위 안에서 자치에 관한 규정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한 헌법 제117조 제1항에 위반되는 것이 아니다.
(3) 지방공무원법에서 지방공무원의 보수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 사건 조항이 대통령령에서 정할 사항을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도록 재위임한 것이 강남구의 자치입법권한을 침해한 것인지 여부가 문제된다.
재위임의 허용 여부와 관련하여, 법률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전혀 규정하지 아니하고 그대로 하위의 법규명령에 재위임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으나 위임받은 사항에 관하여 대강(大綱)을 정하고 그 중의 특정사항을 범위를 정하여 하위의 법규명령에 다시 위임하는 경우에는 재위임이 허용된다.
그런데 이 사건 조항은 법률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전면적으로 재위임한 것이 아니라 위임받은 사항의 대강을 규정한 다음 단지 그 세부사항의 범위만을 재위임한 것이므로 결코 재위임의 한계를 일탈한 것이 아니다.
(4) 이 사건 조항은 시간외근무수당의 대강을 스스로 정하면서 단지 그 지급기준 ·지급방법 등의 범위만을 행정자치부장관이 정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므로 강남구는 그 한계내에서 자신의 자치입법권을 행사하여 시간외근무수당에 관한 구체적 사항을 자신의 규칙으로 직접 제정하고 이를 위하여 스스로 예산을 편성, 집행하고 또 이를 토대로 하여 관련된 인사문제를 결정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사건 조항이 강남구의 헌법상 자치권한을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