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 노동 등 사회관계에 관한 결정
2001헌바96
구 장애인고용촉진등에관한법률 제35조 제1항 본문 등
별칭 : 장애인 고용의무제 사건
종국일자 : 2003. 7. 24. /종국결과 : 합헌
d2001b096.hwp
판례집 15-2(상), 58
가. 사건의 배경
구 장애인고용촉진등에관한법률에 의하면,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 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그 근로자 총수의 100분의 1 이상 100분의 5 이내의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기준고용률) 이상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고용하여야 하고, 그 기준고용률에 미달하는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는 매년 노동부장관에게 소정의 고용부담금을 납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구 장애인고용촉진등에관한법률시행령에 의하면, 상시 300인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하여 그 근로자 총수의 100분의 2이상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고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그 고용률을 초과해서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에게는 고용지원금을 지급하고, 그 고용률을 하회하는 사업체의 사업주에게는 부담금을 부과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위 법상 장애인고용의무조항에 대하여는 재판관 9인 중 4인의 의견으로, 장애인고용부담금조항에 대하여는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각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결정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장애인고용의무조항에 대한 판단
(가) 재판관 4인의 합헌의견
우리 헌법 전문(前文)에서 국민 모두에 대한 기회균등보장을 선언하고 사회적 기본권 보장의 방향을 제시하면서 복지국가의 실현을 지향하고 있고, 헌법 제32조는 모든 국민은 근로의 권리를 가지며 국가는 사회적·경제적 방법으로 근로자의 고용의 증진과 적정임금의 보장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제34조는 모든 국민은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가진다고 선언하는 한편, 이와 같은 인간다운 생활의 구체적인 실현을 위하여 국가에게 사회보장·사회복지 증진의무를 지우고 있고, 특히 신체장애자 및 질병노령 기타의 사유로 생활능력이 없는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가의 보호를 받는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울러 헌법 제119조 제2항은 국가가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위해 규제와 조정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장애인은 그 신체적ㆍ정신적 조건으로 말미암아 능력에 맞는 직업을 구하기가 지극히 어려운 것이 현실이므로, 장애인의 근로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는 사회적ㆍ국가적 차원에서의 조치가 요구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우리 헌법이 기업의 경제활동의 자유를 보장하고 개인의 계약자유의 원칙을 천명하고 있다 하더라도, 사회적·경제적 약자인 장애인에 대하여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인정하고 나아가 인간다운 생활을 보장하기 위하여 일정한 범위내에서 이러한 자유를 제약하는 것은 불가피한 조치라고 할 것이다. 일자리의 창출은 국가 이외에도 일반 사기업이 담당하므로, 장애인의 고용보장과 관련하여 사기업에 대해서도 상당한 정도 내에서의 의무부과는 불가피한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장애인고용의무조항으로 인하여 사업주의 계약의 자유 및 경제상의 자유가 과도하게 제한된다고 볼 수 없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장애인의 고용에 관하여 사업주 및 국민일반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교육·홍보 및 장애인 고용촉진운동을 추진하고, 사업주·장애인 기타 관계자에 대한 지원과 장애인의 특성을 고려한 직업재활의 조치를 강구하여야 하며, 기타 장애인의 고용촉진 및 직업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필요한 시책을 종합적이고 효과적으로 추진하여야 할 책임이 있는 공공적 주체이고, 민간사업주에 대하여도 법에서 장애인을 사용하기 어렵다고 인정하는 직종의 근로자가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업종에 대하여는 그 고용의무를 완화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일반 민간사업주와 달리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장에게는 장애인이 소속공무원 정원의 100분의 2 이상 고용되도록 노력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부 직종 공무원의 경우 그 적용에서 제외시키고 있다고 하더라도 이는 합리적인 근거가 있는 차별로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아니한다.
장애인고용의무조항은 장애인고용의무사업주의 범위를 일정수의 고용근로자수를 기준으로 한다는 기본원칙이 정하여져 있다. 그리고, 장애인고용의무제가 적용되는 사업주의 범위는 우리나라의 전체 실업자수와 그 중 장애인실업자수가 차지하는 비율, 경제상황 등을 고려하여 시대에 따라 탄력적으로 정하여야 할 사항이라고 할 것이어서, 이를 법률에서 명시하는 것은 적당하지 아니하다는 입법자의 판단이 반드시 잘못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아울러 의무고용 장애인 수를 "근로자의 총수의 100분의 1 이상 100분의 5 이내"라는 구체적인 범위를 설정하여 대통령령에 위임하고 있다. 따라서 장애인고용의무조항은 포괄위임입법금지원칙 내지는 법률유보원칙에 위반된다고 할 수 없다.
(나) 재판관 5인의 위헌의견
헌법 제75조에서 밝히고 있는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은 행정입법의 수요와 헌법상 기본권보장의 원칙과의 조화를 기하기 위하여 위임입법은 허용하되 백지위임만은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장애인의무고용 및 그에 따르는 고용부담금납부 의무는 국민의 계약 및 직업수행의 자유와 재산권 등 헌법상 기본권의 실현에 관련된 중요한 사항 내지 본질적인 내용이라고 할 수 있는데도, 장애인고용의무조항은 그 적용대상이 되는 사업주에 대하여 단순히 “대통령령이 정하는 일정 수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라고만 규정하고 있어 이 조항만 가지고는 도저히 대통령령으로 규정될 내용의 대강이나마 예측할 수 없으며, 관련 법 조항 전체를 살펴보아도 어느 범위의 사업주가 적용대상이 되는지 판단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고용의무제의 적용대상이 되는 사업자의 범위를 대통령령에 위임하지 아니하고 직접 법률로 규정하는 것이 특별히 어려울 이유를 찾아볼 수 없고, 설사 국회가 대상사업자의 범위를 법률에서 직접 규정하는 것에 다소 어려움이 있다 하더라도 적어도 장애인고용의무 대상 사업자의 하한은 정하고서 대통령령에 위임해야만 할 것이다. 그러므로 장애인고용의무조항은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에 위배되고 법치주의원리 및 기본권보호이념에서 파생하는 법률유보원칙에도 충실하지 못하다고 할 것이다.
(2) 장애인고용부담금조항에 대한 판단
장애인고용부담금은 장애인 고용의무제도의 실효성 확보수단으로서 사회연대책임의 이념을 반영하여 장애인의 고용에 따르는 경제적 부담을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와 고용하지 아니하는 사업주간에 평등하게 조정하고, 실업중인 장애인의 고용촉진을 위해 장애인을 새로이 고용하는 사업주가 작업설비 등의 개선을 위하여 지는 부담을 줄이기 위한 사업주의 공동갹출금이라고 할 수 있고, 이 부담금제도는 고용률을 하회하는 사업체의 사업주로부터 기금을 납부받아 고용률을 초과해서 장애인을 고용한 사업주에게 고용지원금을 지급함으로써 사업주 간의 장애인고용에 수반되는 경제적 부담을 평등화하자는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 부담금조항의 입법목적의 정당성은 인정되고, 이 부담금은 장애인고용의 경제적 부담을 조정하고 장애인을 고용하는 사업주에 대한 지원을 위해 사용되고 국가의 일반적 재정수입에 포함되는 것이 아니므로 방법의 적정성도 인정할 수 있다. 나아가, 고용부담금의 부담기초액은 최저임금의 100분의 60 이상으로 규정되어 있는바, 이 정도의 부담금이라면 사업주의 재산권 등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고, 헌법상 요구되는 장애인의 고용촉진이라는 공익에 비추어 볼 때 법익의 균형성을 잃었다고 볼 수도 없다.
또한,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한 고용부담금제도는 그 자체가 고용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사업주와 그렇지 않는 사업주간의 경제적 부담의 불균형을 조정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불합리한 차별에도 해당되지 아니한다.
그러므로, 장애인고용부담금조항은 사업주의 계약의 자유 및 직업수행의 자유, 재산권과 평등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없다.
다. 사후경과
구 장애인고용촉진등에관한법률 상 사업주의 장애인고용의무조항은 이 사건 결정 후인 2004. 1. 29. 법률 제7154호로 상시 50인 이상의 근로자를 고용하는 사업주는 그 근로자의 총수의 100분의 5의 범위안에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비율 이상에 해당하는 장애인을 고용하여야 한다고 개정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