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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 선거관계에 관한 결정 2002헌라1 국회의원과 국회의장간의 권한쟁의 별칭 : 국회 상임위원회 위원 강제사임 사건 종국일자 : 2003. 10. 30. /종국결과 : 기각

d2002r001.hwp 판례집 15-2(하), 17

가. 사건의 배경
국회법에 의하면, 국회에 20인 이상의 소속의원을 가진 정당은 하나의 교섭단체(Negotiation Group)가 되며, 국회내 상임위원회(Standing Committee)의 구성은 교섭단체 소속의원수의 비율에 따라 각 교섭단체대표의원의 요청에 의하여 의장이 선임 및 개선하고, 상임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되어 있다.
상임위원회는 본회의의 심의 전에 회부된 안건을 심사하거나 그 소관에 속하는 의안을 입안하는 국회의 합의제기관으로서, 현행의 국회관행상 법률안심의는 본회의중심주의가 아닌 소관 상임위원회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따라서 소관 상임위원회에서 심사·의결된 내용을 본회의에서는 거의 그대로 통과시키게 되는 것이다.
청구인은 한나라당 소속 국회의원으로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던 중, 한나라당이 국민건강보험법상 건강보험의 직장가입자와 지역가입자의 재정을 분리하기로 하는 법안을 당론으로 결정하여 이를 2001년 12월 정기국회에서 통과시려는 데 대하여 반대의 입장을 가지고 있었다.
청구인의 반대로 위 법안의 통과가 어렵게 되자, 한나라당 지도부는 청구인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강제로 사임시켜 당론을 관철하기로 하고, 한나라당의 교섭단체대표의원인 원내총무가 국회의장에게 청구인을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사임시키는 대신 같은 당 소속의 다른 의원의 보임을 요청하였고, 국회의장은 그 요청을 받아들였다.
이에 청구인은 국회의장이 청구인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강제사임시킨 행위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국회의원으로서의 법률안 심의ㆍ표결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그 권한침해의 확인 및 국회의장의 사ㆍ보임행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였다.

나.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9인 중 8인의 다수의견으로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기각하였는데,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다수의견의 요지
(가) 정당은 국민과 국가의 중개자로서 정치적 도관(導管)의 기능을 수행하여 주체적ㆍ능동적으로 국민의 다원적 정치의사를 유도ㆍ통합함으로써 국가정책의 결정에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규모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하고 있다.
이와 같은 정당의 자유롭고 공개적인 정치적 의사형성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먼저 정당의 자유가 최대한 보장되지 않으면 안된다.
한편, 정당은 공공의 지위를 가지는 정치적 조직체이므로 민주적 내부질서를 확보하기 위한 법적 규제가 불가피하지만, 그것이 국민의 정치활동의 자유나 정당의 단체자치에 부당한 간섭으로 작용해서는 안된다.
(나) 국회는 중요한 헌법기관으로서 스스로의 문제를 자주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폭넓은 자율권을 갖고 있고, 여기서 문제된 상임위원 개임문제도 국회의 조직자율권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이를 평가함에 있어 헌법이나 법률에 명백히 위반되는 것이 아닌 한 성급하게 위헌이라는 평가를 내려서는 안된다.
국회의원의 원내활동을 기본적으로 각자에 맡기는 자유위임은 자유로운 토론과 의사형성을 가능하게 함으로써 당내민주주의를 구현하고 정당의 독재화 또는 과두화를 막아주는 순기능을 갖는다.
한편, 오늘날 정당국가에서 의원의 정당기속을 강화하는 수단의 하나인 교섭단체는 정당소속 의원들의 원내 행동통일을 기함으로써 정당의 정강정책을 의안심의에서 최대한으로 반영하기 위한 기능도 갖는 것이므로, 소속의원의 의정활동에 대하여 권고ㆍ통제할 필요가 있다.
국회의원의 정당기속적 성격보다 국민대표적 성격을 중시하는 입장에서도 특정 정당에 소속된 국회의원이 정당기속 내지는 교섭단체의 결정(소위 ‘당론’)에 위반하는 정치활동을 하였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의 신분을 상실하게 할 수는 없으나, '정당내부의 사실상의 강제' 또는 소속 '정당으로부터의 제명'은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당론과 다른 견해를 가진 소속 국회의원을 당해 교섭단체의 필요에 따라 다른 상임위원회로 전임(사ㆍ보임)하는 조치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헌법상 용인될 수 있는 '정당내부의 사실상 강제'의 범위 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다) 앞에서 본 교섭단체의 역할에 비추어 볼 때, 국회의장이 국회의 의사(議事)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하여 상임위원회의 구성원인 위원의 선임 및 개선에 있어 교섭단체대표의원과 협의하고 그의 요청에 응하는 것은 국회의 원활한 운영을 위하여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교섭단체대표의원의 상임위원 개선요청이 헌법 또는 법률에 위반되는 것이 아닌 한 국회의장이 이에 따르는 것은 정당국가에서 차지하는 교섭단체의 의의와 기능을 고려할 때 입법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다.
요컨대, 국회의장의 이 사건 사ㆍ보임행위는 청구인이 소속된 정당내부의 사실상 강제에 터잡아 교섭단체대표의원이 요청하고 이에 따라 국회의장의 이른바 의사정리권한의 일환으로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서, 그 절차ㆍ과정에 헌법이나 법률의 규정을 명백하게 위반하여 재량권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나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한 것으로는 볼 수 없다.

(2) 반대의견의 요지
국회 본래의 사명인 입법을 위한 심의·표결에 관한 한, 본회의에 있어서든 상임위원회에 있어서든, 국회의원이 양심에 따라 독립하여 표결하는 권한은 불가침, 불가양의 권한으로서 이를 보장하는 것이 바로 대의제 민주주의에 따른 자유위임의 원리이고, 이러한 원리는 오늘날의 정당국가적 경향에도 불구하고 우선적으로 지켜져야 한다.
국회의원은 한 정당의 대표만이 아니므로 전체국민의 이익을 희생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만 소속정당의 정책과 결정에 기속되고, 따라서 이 사건의 경우 '정당기속' 내지 '교섭단체기속'보다는 자유위임관계가 우선하는 효력이 있다고 보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국회의장이 한나라당 교섭단체대표위원의 요청에 따라 청구인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사임시킨 행위는 청구인의 심의ㆍ표결할 권한을 침해하였음이 명백하다.
또한, 국회법에서 상임위원의 ‘개선’은 교섭단체대표의원의 요청이 있는 경우 국회의장이 이를 할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고 그외 특별한 요건을 규정하지 않고 있다고 하더라도 일반적이고 내재적인 한계는 법률해석상 당연히 있다고 보아야 한다. 따라서 본인이 계속 상임위원회에서 활동하기를 원하고 있다면 그 상임위원회와 관련하여 위법하거나 부당한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는 경우 등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년의 임기 중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로 상임위원회에서 사임시킬 수는 없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국회의장의 청구인에 대한 이 사건 사ㆍ보임행위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법안에 대하여 심의ㆍ표결할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하고, 아울러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동 위원회의 상임위원으로서 2년의 임기 동안 활동할 수 있는 청구인의 권한을 침해한 것이라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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