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헌마49.hwp 판례집 17권1집
【사건의 배경】
청구인은 독일 거주 사회학자로서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에서 입국한 다음 수사를 받다가 구속되어 2003. 10. 22.경 서울구치소에 수용되었으며 2003. 10. 24.경부터 같은 해 11. 6.까지 사이에 수회에 걸쳐 서울지방검찰청 검사조사실에서 피의자신문을 받았는데, 그 대부분의 시간동안 포승과 수갑으로 신체가 결박된 채 신문을 받았다. 청구인은 위와 같은 계구사용으로 인해 신체의 자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등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위 계구사용행위 및 이 사건 준칙조항의 위헌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청구를 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7 : 2의 의견으로 이 사건 준칙조항과 청구인에 대한 계구사용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재판관 7인의 다수의견
가. 수형자나 미결수용자에 대한 계호의 필요에 따라 수갑, 포승 등의 계구를 사용할 수 있지만 구금된 자라는 이유만으로 계구사용이 당연히 허용되는 것이 아니고 계구사용으로 인한 신체의 자유의 추가적 제한 역시 과잉금지원칙에 반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므로, 구속 피의자에 대한 계구사용은 도주, 폭행, 소요 또는 자해나 자살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난 상태에서 이를 제거할 필요가 있을 때 이루어져야 하며, 필요한 만큼만 사용되어야 한다. 검사가 검사조사실에서 피의자신문을 하는 절차에서는 피의자가 신체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위축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기의 방어권을 충분히 행사할 수 있어야 하므로 계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하는 것이 원칙이고 다만 도주, 폭행, 소요, 자해 등의 위험이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드러나는 경우에만 예외적으로 계구를 사용하여야 할 것이다. 검사실에서의 계구사용을 원칙으로 하면서 심지어는 검사의 계구해제 요청이 있더라도 이를 거절하도록 규정한 계호근무준칙의 이 사건 준칙조항은 원칙과 예외를 전도한 것으로서 신체의 자유를 침해하므로 헌법에 위반된다.
나. 청구인이 도주를 하거나 소요, 폭행 또는 자해를 할 위험이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여러 날, 장시간에 걸쳐 피의자 신문을 하는 동안 계속 계구를 사용한 것은 막연한 도주나 자해의 위험 정도에 비해 과도한 대응으로서 신체의 자유를 제한함에 있어 준수되어야 할 피해의 최소성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였고, 심리적 긴장과 위축으로 실질적으로 열등한 지위에서 신문에 응해야 하는 피의자의 방어권행사에도 지장을 주었다는 점에서 법익 균형성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청구인에 대한 교도관의 계구사용행위는 청구인의 신체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위헌이다.
2. 재판관 2인의 반대의견
이 사건에서 청구인에게 사용된 포승 및 수갑은 국가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사실에 관하여 첨예하게 대립되는 조사를 받고 있던 청구인의 도주, 자해 등과 같은 돌발적인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여 청구인과 타인의 생명ㆍ신체의 안전을 지키고 시설 내의 질서유지를 확보하기 위해 그 사용필요성이 긴절한 것이었다. 검사조사실의 열악한 인적ㆍ물적 계호현황을 감안할 때 수감이후 청구인을 관찰하고 계호해온 피청구인의 입장에서 포승과 수갑을 사용하여 청구인을 계호한 것이 명백히 잘못되었다거나 계호목적 달성을 위해 과잉한 수단을 선택하였다고는 볼 수 없다. 검사조사실에서의 이 사건 계구사용행위는 행형법 제14조 제1항, 동법시행령 제46조 제1항 등 법령에 근거한 정당한 계호목적을 위하여 불가피한 최소한의 조치로 볼 수 있고, 따라서 이로 말미암아 청구인의 기본권이 제한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두고 과잉금지원칙에 어긋난 위헌적인 공권력행사라고는 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