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헌가3.hwp 판례집 17권2집
【사건의 배경】
의료법은 “특정의료기관이나 특정의료인의 기능(技能)․진료방법”에 대한 광고를 금지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한 경우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조항”).
제청신청인은 서울에서 OO안과를 운영하는 의사로서 2001. 7.경부터 2002. 2.경까지 위 안과 인터넷 홈페이지에 자신의 진료모습이 담긴 사진과 라식수술에 대한 진료방법을 게재하는 등 특정의료인의 기능, 진료방법에 관하여 광고를 하였다는 이유로 기소되었다. 제청신청인은 위 재판의 계속 중 이 사건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며 위헌제청신청을 하였고,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이 사건 조항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 위헌제청을 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6 : 3의 의견으로 이 사건 조항이 헌법에 위반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다수의견
가. 이 사건 조항은 표현의 자유의 보호대상이 되는 광고표현을 제한하며, 또한 상업광고를 제한함으로써 직업수행(영업)의 자유도 제한하고 있다. 이러한 제한이 정당하기 위해서는 헌법 제37조 제2항에서 도출되는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원칙)을 준수하여야 한다. 다만 상업광고는 사상이나 지식에 관한 정치적, 시민적 표현행위와는 차이가 있고, 인격발현과 개성신장에 미치는 효과가 중대한 것은 아니므로, 상업광고 규제에 관한 비례의 원칙 심사에 있어서 ‘피해의 최소성’ 원칙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의 것인지’를 심사하는 정도로 완화되는 것이 상당하다.
나. 의료인의 기능이나 진료방법에 대한 광고가 소비자들을 기만하는 것이거나, 소비자들에게 정당화되지 않은 의학적 기대를 초래 또는 오인하게 할 우려가 있거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것이라면, 그러한 의료광고는 허용될 수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국민의 보건과 건전한 의료경쟁 질서를 위하여 강력한 규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객관적인 사실에 기인한 것으로서 소비자에게 해당 의료인의 의료기술이나 진료방법을 과장함이 없이 알려주는 의료광고라면 이는 의료행위에 관한 중요한 정보에 관한 것으로서 소비자의 합리적 선택에 도움을 주고 의료인들 간에 공정한 경쟁을 촉진하므로 오히려 공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것이다.
개인은 충분한 정보가 제공될 경우에 자신들의 최선의 이익을 인식할 수 있으며, 그러한 목적에 가장 좋은 수단은 의사소통을 닫아 놓는 것이 아니라 열어 놓는 것이다. 문제는 의료소비자가 현혹되거나 기만될 수 있는 의료광고를 차단하는 것이지, 기능과 진료방법에 관한 모든 의료광고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다.
비록 의료광고가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영역에 관한 것이고, 일반 국민들이 그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로 하여금 과연 특정의료인이 어떤 기술이나 기량을 지니고 있는지,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를 알 수 없게 한다면, 이는 소비자를 중요한 특정 의료정보로부터 차단시킴으로써 정보의 효율적 유통을 방해하는 것이며, 표현의 자유와 영업의 자유의 대상이 된 상업광고에 대한 규제가 입법목적의 달성에 필요한 한도 내에서 섬세하게 재단(裁斷)된 것이라 할 수 없다. 또한 이 사건 조항이 아니더라도 의료법 제46조 제1항, 표시․광고의공정화에관한법률, 소비자보호법, 독점규제및공정거래에관한법률, 옥외광고물등관리법 등에 의하여 “의료인의 기능이나 진료방법”에 관한 허위․기만․과장광고를 통제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사건 조항이 의료인의 기능과 진료방법에 대한 광고를 금지하고 이에 대하여 벌금형에 처하도록 한 것은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필요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므로, ‘피해의 최소성’ 원칙에 위반된다. 이 사건 조항은 헌법 제37조 제2항의 비례의 원칙에 위배하여 표현의 자유와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다.
2. 재판관 3인의 반대의견
종래부터 의술(醫術)은 인술(仁術)이라 불리듯이 의료인은 윤리의식과 사명감이 강하게 요청되는 직종이다. 의료행위는 사람의 신체를 치료하고 생명을 다루는 것이므로 일반 상행위와는 본질적으로 다르고, 따라서 의술에 대한 상업적 광고는 일반 상품이나 용역에 대한 것과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의료인의 기능과 진료방법’은 의료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며, 이에 대한 광고는 전문적이고 주관적인 내용으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고, 의료기술이나 진료방법에 대한 정보는 소비자가 이해하기 어렵거나, 소비자에게 잘못된 기대를 갖게 하거나, 현대의학상 검증되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 그러므로 의료인의 기능과 진료방법에 관한 광고는 환자의 입장에서는 잠재적으로 기만적인 것이 되기 쉽다. 또한 의료인의 기능과 진료방법에 관한 광고가 무조건 허용될 경우 의료인들 간에 과당경쟁이 발생할 우려가 높아 의료제도의 안정성을 해치고, 국민들과 의료보험공단 등으로 하여금 불필요한 의료비를 지출하도록 하는 문제점도 발생할 수 있다.
다수의견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것으로서 허위․과장 광고가 아닌 의료인의 기능․진료방법에 대한 광고는 허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나, 이를 구분하기는 곤란하고, 동 광고가 허용될 경우 나타날 과당경쟁은 환자들로 하여금 의료인을 선택하기 어렵게 할 것이고, 적극적으로 과장해서 자신을 홍보하는 의료인과 광고를 하지 않고 인술(仁術)을 펼치는 의료인 간의 공정한 경쟁을 더 어렵게 만들 것이 분명하다. 또한 다수의견이 들고 있는 다른 법조항들만으로는 이 사건 조항을 대체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수 없다.
이 사건 조항이 아니더라도 현행법상 의료인의 면허의 종류와 전문과목, 진료과목, 응급의료시설에 관한 사항, 진료인력, 의료인의 경력에 관한 광고가 가능하며, 의료기관의 평가결과도 광고의 허용범위에 포함되므로, 이들을 통하여 의료소비자는 의료인과 시설에 관한 기본정보를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사건 조항이 표현의 자유나 직업수행의 자유를 침해한 것이라 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