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헌가17.hwp 판례집 17권2집
【사건의 배경】
집회및시위에관한법률은 법원 경계지점으로부터 1백 미터 이내의 장소에서는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다(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이라 한다). 그런데 제청신청인들은 법원 인근의 집회금지장소에서 미신고 집회에 참석하였다는 이유로 각 벌금 30만원의 약식명령을 고지받자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 그 정식재판의 계속 중에 이 사건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주장하면서 위헌제청신청을 하였고, 창원지방법원 진주지원은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제청을 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5 : 4의 의견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다수의견
가. 이 사건 법률조항은 법원의 기능보호와 법원의 안녕보호를 그 입법목적으로 하는데, 다만 법원의 안녕보호는 법원의 기능보호에 기여하는 한도에서 입법목적으로 평가된다. 법원의 기능은 사법작용의 공정성과 독립성이 확보될 때에만 제대로 유지될 수 있는데, 사법작용의 공정성과 독립성은 헌법적 요청이므로, 법원의 기능보호를 핵심으로 하는 이 사건 법률조항의 입법목적은 헌법이 적극적으로 요청하는 바로서 정당성이 인정된다. 또한 위와 같이 법원의 기능에 대한 보호는 헌법적으로 요청되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법원 인근에서의 옥외집회나 시위를 예외 없이 절대적으로 금지하더라도 이는 추상적 위험의 발생을 근거로 금지하는 불가피한 수단이므로 침해의 최소성을 갖추었다.
나.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집회ㆍ시위의 자유가 제한되더라도 집회ㆍ시위로 달성하려는 효과가 감소되는 것일 뿐 그 자유에 대한 중대한 제한이라고 하기 어렵고, 독립된 건물을 가지고 그 주변의 일반건물과 어느 정도 이격거리를 두고 있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 법원의 일반적 구조상 제한되는 집회ㆍ시위의 범위는 상대적으로 작은 반면 사법기능의 보호라는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는 공익은 매우 커서, 법익의 균형성도 갖추었다.
다. (재판관 1인의 별개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원 인근에 집회금지장소를 설정한 것은 집회의 3원칙, 즉 집회 평화의 원칙, 집회장소 이격의 원칙, 상대존중의 원칙을 준수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도를 현저히 벗어났다고 할 수 없고, 그 금지는 예외 없이 집회가 금지된다는 취지라기보다는 입법목적인 법원의 기능보호와 무관한 집회는 예외적으로 허용될 수 있다는 취지인데, 그 구체적 범위는 법원이 입법목적과 집회의 3원칙에 비춘 합리적 해석에 의하여 합헌적으로 결정할 수 있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2. 재판관 4인의 반대의견
이 사건 법률조항이 법원 인근에 집회금지구역을 설정한 것은 법원 인근에서의 집회ㆍ시위가 통상 보호법익을 위태롭게 할 가능성이 있다는 추정적 판단에 기초한 것이어서 그 자체는 합리성이 있지만, 구체적인 집회나 시위에 관하여 위와 같은 일반적 추정이 깨어지는 경우에는 보호법익에 대한 위험이 존재하지 아니하여 집회ㆍ시위를 금지할 필요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예외를 두지 아니하고 이 경우에까지 집회ㆍ시위를 금지하는 것은 법원의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입법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정도 이상의 제한이어서 최소침해성을 갖추지 못하였고, 나아가 이 사건 법률조항이 추구하려는 공익에 비하여 불필요하게 과도하게 집회ㆍ시위의 자유를 제한함으로써 법익의 균형성을 상실하였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비례원칙을 위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
【사후경과】
이 결정 전 헌법재판소는 국내주재 외교기관 경계지점으로부터 1백 미터 이내에서의 옥외집회․시위를 절대적으로 금지하고 있던 조항에 대하여는 위헌결정을 내린 바가 있었다. 이와 관련하여 일부 언론매체는 위 결정과 비교하여 법원 측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형평성에 어긋난 결정이라는 비판을 가하기도 하였다(오마이뉴스 2005. 11. 25.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