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헌마268.hwp 판례집 18권1집(상)
【사건의 배경】
이 사건 조약들은 2004. 10. 26. 각 서명되었고, 이행합의서를 제외한 이전협정과 토지계획협정은 2004. 12. 9. 제250회 국회(정기회) 제14차 본회의에서 국회의 비준동의를 받았다. 2004. 12. 17. 이전협정은 조약 제1701호로, 이행합의서는 조약 제1702호로, 개정협정은 조약 제1703호로 발효하고, 2004. 12. 22. 모두 관보에 게재되었다. 대한민국은 이 사건 조약들과 ‘대한민국과 아메리카합중국간의 상호방위조약 제4조에 의한 시설과 구역 및 대한민국에서의 합중국 군대의 지위에 관한 협정(SOFA)’ 제2조에 따라 미합중국에 평택시 팽성읍에 있는 K-6 기지 부근의 285만평과 평택시 서탄면에 있는 K-55(오산비행장) 기지 부근의 64만평 등 총 349만평의 토지를 미군측에 제공하기 위하여 토지매수와 수용절차를 진행 중이다. 청구인들은 평택시 팽성읍 대추리 및 도두리 일대에 거주하는 사람 등인데, 이 사건 조약들이 평등권, 평화적 생존권 등을 침해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2005. 3. 15.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헌법재판소는 재판관 전원일치의 의견으로 청구인들의 심판청구를 각하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는바, 그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가.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 본문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는 ……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는바, 헌법소원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가 그 심판을 구하는 제도로서, 심판을 구하는 자는 심판의 대상인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고 있어야 한다. 여기서 ”기본권을 침해받은 자“라 함은 공권력의 행사 또는 불행사로 인하여 자기의 기본권이 현재 그리고 직접적으로 침해받은 자를 의미한다.
나. 미군기지의 이전은 공공정책의 결정 내지 시행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삶을 결정함에 있어서 사회적 영향을 미치게 되나, 이것은 개인의 인격이나 운명에 관한 사항은 아니며 또한 각자의 개성에 따른 개인적 선택에 직접적인 제한을 가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그와 같은 사항은 헌법상 자기결정권의 보호범위에 포함된다고 볼 수 없다. 한편 국가는 입법이나 조약체결을 통하여 특정 지역주민들에게 불리한 영향을 미치는 의사결정을 함에 있어서 당해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사전에 충분히 수렴하는 것이 바람직하기는 하나, 지방자치단체의 폐치․분합 등과 같은 예외적인 사항이 아닌 한, 지역주민의 의견을 사전에 필수적으로 수집할 것이 요구되는 것이라 할 수 없다.
오늘날 전쟁과 테러 혹은 무력행위로부터 자유로워야 하는 것은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실현하고 행복을 추구하기 위한 기본 전제가 되는 것이므로, 달리 이를 보호하는 명시적 기본권이 없다면 헌법 제10조와 제37조 제1항으로부터 평화적 생존권이라는 이름으로 이를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 기본 내용은 침략전쟁에 강제되지 않고 평화적 생존을 할 수 있도록 국가에 요청할 수 있는 권리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 사건 조약들은 미군기지의 이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고, 그 내용만으로는 장차 우리나라가 침략적 전쟁에 휩싸이게 된다는 것을 인정하기 곤란하다. 그러므로 이 사건에서 평화적 생존권의 침해가능성이 있다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조약들은 평택지역으로 미군부대가 이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을 뿐이므로 이에 의하여 청구인들의 환경권, 재판절차진술권, 행복추구권, 평등권, 재산권이 바로 침해되는 것이 아니다. 또한 미군부대의 이전 후에 권리침해를 받을 우려가 있다 하더라도 그러한 권리침해의 우려는 다른 법률에 의하여 장래에 잠재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 사건 조약들에 대하여 환경권 등의 권리침해의 ‘직접성’이나 ‘현재성’을 인정할 수 없다.
다. 청구인들은 기본권 침해주장 이외에 이 사건 조약들이 일반 헌법규정(제5조, 제60조)에 위반된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본권 침해의 가능성이 없이 단순히 일반 헌법규정이나 헌법원칙에 위반된다는 주장은 기본권침해에 대한 구제라는 헌법소원의 적법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것으로서 받아들일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