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헌마1139.hwp 19-1
공직자 병역공개 사건
<헌재 2007. 5. 31. 2005헌마1139, 공직자등의병역사항신고및공개에관한법률 제3조 등 위헌확인, 판례집 19-1, 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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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은 4급이상 공무원들의 병역 면제사유인 질병명을 관보와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도록 한 법률에 대하여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여 위헌이라면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한 사건이다. |
【사건의 배경】
1998년 7월 군과 검찰의 수사로 사회지도층의 병무비리의 실태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이에 국회는 공직자등의병역사항신고및공개에관한법률을 제정하여 공무원들의 병역사항을 신고․공개토록 하였고, 2004년에는 이 제도를 보다 강화하여 4급이상 공무원들의 병역 면제사유인 질병명을 관보와 인터넷을 통해 공개하도록 개정하였다. 청구인은 한쪽 눈 실명으로 병역면제처분을 받은 4급이상 공무원으로서, 위 개정 법률의 관련조항(이하 ‘이 사건 법률조항’)에 따라 그의 질병명이 공개되기에 이르자 헌법소원을 청구하였다.
【결정의 주요내용】
재판관 전원이 위 법률의 위헌성을 인정하였는데, 재판관 1인은 단순위헌 의견을, 재판관 2인은 적용중지 헌법불합치 의견을, 재판관 5인은 계속적용 헌법불합치 의견을, 재판관 1인은 일부 위헌 의견을 개진하였다. 이유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1. 다수의견
가. 사람의 육체적ㆍ정신적 상태나 건강에 대한 정보, 성생활에 대한 정보와 같은 것은 인간의 존엄성이나 인격의 내적 핵심을 이루는 요소이다. 따라서 외부세계의 어떤 이해관계에 따라 그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공표하는 것이 쉽게 허용되어서는 개인의 내밀한 인격과 자기정체성이 유지될 수 없다. 이 사건 법률조항에 의하여 그 공개가 강제되는 질병명은 내밀한 사적 영역에 근접하는 민감한 개인정보로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타인의 지득(知得), 외부에 대한 공개로부터 차단되어 개인의 내밀한 영역 내에 유보되어야 하는 정보이다. 이러한 성격의 개인정보를 공개함으로써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제한하는 국가적 조치는 엄격한 기준과 방법에 따라 섬세하게 행하여지지 않으면 아니된다.
나. (1) 병무행정에 관한 부정과 비리가 근절되지 않고 있으며, 그 척결 및 병역부담평등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대단히 강한 우리 사회에서, ‘부정한 병역면탈의 방지’와 ‘병역의무의 자진이행에 기여’라는 입법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병역사항을 신고하게 하고 적정한 방법으로 이를 공개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한편, 질병은 병역처분에 있어 고려되는 본질적 요소이므로 병역공개제도의 실현을 위해 질병명에 대한 신고와 그 적정한 공개 자체는 필요하다 할 수 있다.
(2) 그런데 이 사건 법률조항은 사생활 보호의 헌법적 요청을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인격 또는 사생활의 핵심에 관련되는 질병명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리지 않고 무차별적으로 공개토록 하고 있으며, 일정한 질병에 대한 비공개요구권도 인정하고 있지 않다. 그리하여 그 공개 시 인격이나 사생활의 심각한 침해를 초래할 수 있는 질병이나 심신장애내용까지도 예외 없이 공개함으로써 신고의무자인 공무원의 사생활의 비밀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있다.
(3) 우리 현실에 비추어 질병명 공개와 같은 처방을 통한 병역풍토의 쇄신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특별한 책임과 희생을 추궁할 수 있는 소수 사회지도층에 국한하여야 할 것이다. 4급 공무원이면 주로 과장급 또는 계장급 공무원에 해당하여 주요 정책이나 기획의 직접적․최종적 결정권을 가진다고는 할 수 없고, 사회의 일반적 관념에 비추어 보면 평범한 직업인의 하나에 불과한 경우도 많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들의 병역정보가 설사 공적 관심의 대상이 된다 할지라도 그 정도는 비교적 약하다고 하지 않을 수 없고, 그렇다면 공무원 개인을 위한 정보 보호의 요청을 쉽사리 낮추어서는 아니되며 그 정보가 질병명과 같이 인격 또는 사생활의 핵심에 관련되는 것일 때는 더욱 그러하다.
(4) 결론적으로, 이 사건 법률조항이 공적 관심의 정도가 약한 4급이상의 공무원들까지 대상으로 삼아 모든 질병명을 아무런 예외 없이 공개토록 한 것은 입법목적 실현에 치중한 나머지 사생활 보호의 헌법적 요청을 현저히 무시한 것이고, 이로 인하여 청구인들을 비롯한 해당 공무원들의 헌법 제17조가 보장하는 기본권인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
다. 우리 현실에서 병역공개제도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이를 위해 질병명에 대한 신고와 적정한 방법에 의한 공개가 반드시 불필요하다고 단정할 수 없는 이상 이 사건 법률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 결정을 함으로써 4급이상 공무원 모두에 대하여 어떤 질병명도 당장 공개할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따라서 입법자가 사생활 제한을 완화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헌법불합치 결정을 선고하되,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적용을 명한다.
2. 소수의견
가. 재판관 이공현의 단순위헌 의견
인간의 존엄성과 인격의 핵심요소를 훼손하여 기본권을 침해하는 이러한 제도에 대하여는 단순위헌을 선고하여야 한다.
나. 재판관 조대현의 일부위헌 의견
병역의무를 부정하게 감면받은 것으로 밝혀지지 아니한 경우에도 병역의무 감면사유를 구체적인 질병명까지 포함하여 무조건 공개하도록 하는 부분만 헌법에 위반되므로, 그 부분만 한정하여 위헌을 선언하여야 한다.
다. 재판관 이동흡, 재판관 송두환의 적용중지 헌법불합치 의견
이 사건의 경우 계속적용을 명할 불가피한 예외적 사유가 없으므로 적용중지를 명하는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여야 한다.
【사후경과】
이 결정에 관하여는, 공직자에 대해서도 헌법이 보장하는 사생활의 자유가 존중되어야 한다는 취지로 받아들이면서도, 공직자에 대해 보다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는 일반국민들의 법감정과 다소 배치될 수도 있다는 언론의 평가가 있었다.
계속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을 하였으므로 이 사건 법률조항은 계속 적용되나, 헌법재판소가 정한 개선입법 시한인 2007. 12. 31.까지 위헌성을 제거한 개선입법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이 사건 법률조항은 2008. 1. 1.부터 당연히 효력을 상실한다.